미래 유망 직종은 ‘저CO2 녹색성장 일자리’에 눈 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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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산업화를 거쳐 이제 지식기반 경제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산업과 관련된 직업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는 정체되거나 감소될 것이다. 반면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과 연관된 직업들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또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들은 전통적인 직업들이 대부분이고 그것도 특정 몇 가지 직업에 편중된 것이 현실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고교생들의 선호 직업은 교사, 회사원, 공무원, 자영업자, 간호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직업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들 직업을 선택할 만한 이유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 선호 직업의 면면을 보면 다양한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직업세계의 변화를 학생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의 먹거리를 책임질 신성장 분야는 무엇인가. 최근 관계 전문가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내놓은 미래 비전은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이다. 굴뚝산업을 넘어서서 고부가 가치를 생산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이다.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과 관련된 직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누어진다. 첫째 갈래는 자원 위기, 기후변화, 고령사회 등 우리 사회의 도전에 대응하는 분야로서 에너지·환경, 바이오 산업이 포함된다.

에너지·환경 산업은 연료전지,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것이다.

바이오 산업은 신약을 개발하고 첨단 의료기기를 만드는 산업이다. 첫째 갈래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대체에너지 전문가, 연료전지 개발 연구원, 환경컨설턴트, 토양환경 기술자, 대기환경 기술자, 생명공학엔지니어, 생물정보학자, 유전공학자, 하드웨어 설계 연구원 등이 있다.

둘째 갈래는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한국이 기술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다. 그린 카, 첨단형 선박, 미래형 정보기술, 융합산업 등이 해당된다. 미래형 정보기술은 대용량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차세대 무선통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무선주파수 인식(RFID)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융합산업이란 기기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결합한 로봇산업, 나노기술을 에너지나 환경과 같은 다른 산업에 접목시킨 나노융합산업 등을 말한다. 둘째 갈래와 관련해서 자동차공학기술자, 정밀기계엔지니어, 자동차 디자이너, 선박설계사, 반도체·디스플레이 기획자, 반도체설계연구원, 반도체장비기술자, 영상신호처리기술원, 나노소재공학자 등의 직업이 있다.

셋째 갈래는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지식서비스 분야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디자인, 헬스케어, 문화콘텐트 산업 등이 포함된다. 헬스케어 산업이란 질병의 예방과 치료, 건강유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문화콘텐트 산업은 영화, 방송, 게임, 캐릭터, 음악과 같이 인간의 상상력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산업이다. 셋째 갈래와 관련된 직업으로는 컴퓨터시스템 설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정보보호 관리자, 디자이너, 방사선사, 치과기공사, 촬영기술자, 송출기술자, 게임기획자, 게임프로그래머, 음반기획자, 녹음기술자, 애니메이션 기획자, 캐릭터 디자이너 등이 포함된다.

이상의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과 관련된 직업들을 보면 디자인과 문화관련 직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공계통의 직업인 것을 알 수 있다. 이공계통의 다양한 엔지니어와 연구원 등은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의 주도자들이자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현장 직업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공계통의 직업들은 발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직업군보다 우수하다. 발전 가능성이 좋다는 것은 이들 직업에 종사하는 직업인들이 자기계발과 승진의 기회가 많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한상근 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