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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문광·법사위장 꼭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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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左)와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경제활성화, 이라크 파병 등을 놓고 시종 엇갈린 견해를 보이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 반대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은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현행 19개 상임(특별)위원회 중 문화관광위와 법제사법위를 전략 상임위로 선정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의 개원 협상 과정에서 이 두개 상임위의 위원장직을 요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원내대책 보고서를 마련했다. 보고서엔 "17대 국회 개원협상에 앞서 최우선 전략상임위인 문광위와 법사위에 대해서는 조기에 소속의원들을 배정해 여권이 개혁과제로 꼽고 있는 언론개혁과 사법개혁에 대해 치밀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돼 있다. 또 국회가 감사청구권을 행사한 KBS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개원 직후 강도 높은 개선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도 나와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회의에서 "KBS 감사 결과 방만하고 무절제한 경영상태가 지적됐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어떻게 개선되는지 철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여권에서 추진하는 언론개혁 방안이 주로 비판적인 일부 신문을 겨냥한 만큼 한나라당 차원에서는 방송개혁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광.법사위원의 경우 투사형 전문가를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신문개혁을 주장하는 여권에 방송개혁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광.법사위는 17대 국회에서 최대의 쟁점 상임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도부 차원의 움직임과 별도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 소장 개혁파로 구성된 '수요조찬공부모임'도 지난 23일 밤 국회에서 모여 언론개혁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모임에서 당내에 가칭 '언론발전위원회' 등을 만들어 체계적인 대응을 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鄭의원은 "언론개혁 등 여권이 추진하는 개혁 이슈에 대해 수세적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면서 "원내대표에게 보다 공세적인 대응을 요구키로 했다"고 말했다.

수요조찬모임에선 방송의 독과점 체제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방송사 민영화 등 방송개혁에 대해 강도 높게 문제를 제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신문개혁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의 정간법 개정안 중 소유지분 제한의 경우 위헌소지가 큰 데다 공정성이라는 본질과는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다만 시장점유율 제한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승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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