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인 선호는 여성의 경제적 종속성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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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들은 날씬한 여성을 좋아한다. ‘S라인’이란 허리는 잘록하고 히프는 풍만한 타입을 말한다. 그렇다고 허리는 굵고 엉덩이는 별로 없는 여성에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무작정 허리 사이즈를 줄이려고 해서도 안 될 것 같다. 허리가 굵은 여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잘 견딜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세계의 여성들은 가슴둘레와 엉덩이의 비율이 점점 커져서 모래시계 타입보다는 원통형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현대 여성의 허리와 히프의 비율(WHR: Waist-Hip-Ratio)은 평균 0.8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여성의 건강이나 남성들의 선호도를 종합해볼 때 최적 비율이 0.7인데 반해 실제로는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제시카 알바, 오드리 헵번, 마릴린 몬로, 소피아 로렌 등의 WHR는 0.7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유타대 인류학과 엘리자베스 캐시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전세계 37개국 여성들의 가슴둘레와 히프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다. 이 가운데 유럽이 4개국, 아시아ㆍ아프리카ㆍ아메리카ㆍ오세아니아 등이 33개국이었다.

연구팀은 호르몬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을 내포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안드로겐스은 허리 주변에 나타나는 내장지방을 증가시켜 WHR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좋게 본다면 안드로겐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힘, 스태미너,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게 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졸이 증가하면 허리 주변의 지방도 늘어나게 된다.

캐시던 교수는 “높은 WHR와 관련된 호르몬은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안드로겐스의 증가에 따른 스태미너, 창의력, 위험부담, 지배력, 단호한 태도 등은 여성이 자기 자신과 가족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일본ㆍ그리스ㆍ포르투갈에서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이 더디게 이루어져 이곳 남자들은 일찍부터 남녀평등이 이뤄진 영국이나 덴마크에서보다 잘록한 허리를 지닌 여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아프리카 등 일부 비유럽 국가에서는 음식이 귀해서 여성들이 먹거리를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남성들은 WHR가 높은(허리가 굵은) 여성을 선호한다.

이번 연구는 ‘최신 인류학’(Current Anthropology) 12월호에 게재됐다.

◇WHR=1993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인류학과 드벤드라 싱 교수가 맨 처음 이론으로 만들었다. 18세 이상의 여성의 80%는 WHR가 0.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WHR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섹시한 여성의 WHR를 0.7로 보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0.6,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0.8~0.9로 본다. WHR가 낮은 여성일수록(히프가 크고 허리가 잘록한 여성일수록) 똑똑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산모의 엉덩이 부분에 있는 지방질이 태아의 대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고도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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