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성>점심 거르는 학생들위해 사랑의 도시락 전달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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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말로만'이웃 사랑해야지'하고 평생 시간만 보냈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고 보니 하루 하루가 그렇게 기쁠 수 없어요.”

학교가 문을 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을 못 싸오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도시락을 건네주는 도시락 아줌마 방혜숙(方惠淑.42.사진.경기도부천시송내동)씨.95년 3월부터 지금까지 점심을 거르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전해주는 봉사를

부천시 신곡본동성당 교우 4명과 함께 3년째 해오고 있다.

方씨가 이 일에 빠져든 것은 다니던 성당의 이준희신부로부터 제안을 받고서부터.“처음에는 하고 싶은 마음 반,하기 싫은 마음 반이었지만 결국 시작한게 너무 잘했다 싶어 내 자신이 대견스러울 정도”라며 웃는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첫 걸림돌은 정작 도시락을 받을 학생이 나타나지 않는 것.각 학교에 결식 학생들을 소개해 달라고 했지만 학교측은 난색만 표했다.수소문끝에 찾은 학생이 6명.하지만 꾸준히 봉사한 결과 지금은 초.

중.고교생을 합쳐 모두 45명의 도시락 식구가 생겼다.

다음 문제는 재정적인 부담.현재 1백명정도의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지만 그것도 일정하지 않아 앞으로가 걱정이다.

보통 한달 도시락 비용이 1백50만원정도인데 현재 통장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

“집에서 도시락을 싸면서 항상 내 자식들에게 준다는 생각을 해요.”그래서 그는 매주 한번씩 과일이나 요구르트같은 간식을 넣는 것도 잊지 않고,가끔은 편지도 써서 보낸다.하지만 예민한 청소년기 소년.소녀들이라 얼굴은 자주 볼 수가 없

다.그저 학교 양호실에 도시락을 두고 오기만 한다.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부모가 없거나 편부가정인 학생들이 많아 가슴이 아파요.하지만 지난해엔 학생들중 2명이나 대학에 진학했는데 정말 남의 일 같지 않게 기쁘더라고요.”

힘닿는데까지 이 일을 할 것이라는 方씨는 무역업을 하는 남편과 1남1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도울곳:서울은행 51507-1479208(방혜숙),연락처:032-655-3967.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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