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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전, 2,000만명 목숨 앗아간 죽음의 감기 또 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될'죽음의 감기'가 곧 전세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독일의 시사주간 데어슈피겔지가 경고했다.슈피겔지는 17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수개월만에 전세계 10억명의 인구가 감염돼 2천만명이 목숨을 잃은 사상 최악의

질병이었던 1918년의 감기와 비슷한 위력을 가진“죽음의 감기가 목전에 와있다”고 밝혔다.

슈피겔은“당시 사망자수는 제1차 세계대전 희생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중세의 어떠한 대질병도 이토록 짧은 시간안에 많은 목숨을 빼앗은 적이 없었다”며 사망자들을 해부했던 의사들은 끔찍한 이 질병이 폐렴이나 폐결핵이 아닌 감기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고 밝혔다.

슈피겔은'죽음의 감기'가 1918년 외에도 1890,1900,57,68년에도 지구를 습격해 수십만명의 인명을 앗아갔으며 68년이후 30년간의 휴지기가 과학자들을 오히려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하노버의 국가인플루엔자연구소 롤프 헤클러 연구원은“이 질병이 언제 지구를 강타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슈피겔은 그러나“인류는 최소한 이번 겨울시즌에는 가공할만한 질병으로부터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며“독감이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에서 대규모로 번졌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면역성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슈피겔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의 참화를 막기 위해 세계 1백9개국 인플루엔자연구센터로부터 어떤 종류의 감기가 발생했는지 보고받고 있으며 매년 2월 다음해 유행할 것으로 추측되는 감기에 대한 예방접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감기바이러스에 꼭맞는 예방접종을 처방하기 어렵고'죽음의 감기'가 일단 유행하면 어떠한 예방주사도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이 WHO의 우려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성이 극도로 강해 단 3주만에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반면 예방주사약의 생산과 배포는 적어도 2개월이 걸리고 또 주사를 맞더라도 2주후에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사진설명>

1918년 미국 시애틀에서 마스크를 한채 순찰중인 경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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