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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대표부 수장에 베세라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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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했던 걸 후회한다고 했던 하비에르 베세라(50·사진) 하원의원이 차기 오바마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 포스트(WP)·AP·로이터 통신 등이 3일 일제히 보도했다. 그가 USTR을 맡을 경우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자동차 부문 등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관측했다.

WP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베세라에게 하원에서 나와 USTR을 맡으라고 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첫 히스패닉계(중남미 이민자나 그 자손) USTR 대표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계와 가까운 정치인인 베세라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보호무역론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이 1991년 만든 ‘진보 코커스’의 멤버다. 진보 성향이 강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보좌해 온 당내 실세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의회가 인준한 NAFTA에 찬성했으나 2005년부터 그걸 후회한다고 말해 왔다.

그는 2005년 무산된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인준 때 반대표를 던졌다. 2006년엔 미국과 오만의 FTA를 반대하면서 “미국의 자유무역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베세라의 USTR 대표설에 미 노동계는 환영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에선 우려하고 있다. USTR 출신으로 기업연구소에 있는 필립 레비는 “NAFTA 반대는 자유무역을 훼손하겠다는 것”이라며 “걱정스럽다”고 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베세라는 공정무역 논리를 내세워 체결된 FTA도 고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FTA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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