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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한국디지틸사 워크스테이션 영업팀장 박원경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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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컴퓨터 영업하면 으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더구나 워크스테이션(WS)같은 중대형 컴퓨터시스템은 내용이 어렵고 제품 분위기 자체가 딱딱해 여성들이 영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로 생각해 왔다.

한국디지탈사 WS영업팀의 박원경(朴元敬.32.사진)차장은 이런 금기(禁忌)를 깨고 당차게 WS전문영업 커리어우먼으로 발돋움한 여성이다.

국내 홍일점으로 불릴만큼 이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딱딱한 이미지의 기계를 부드러운 여성미로 감싸며 고객들과 만나 오히려 남성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두산컴퓨터에 입사,1년간 소프트웨어 교육담당으로 일하다 지난 88년 한국디지탈사로 자리를 옮긴 그는 금융계.기업.병원.광고업계등을 누비는 WS통(通).“1년 단위로 계획을 짜 알파스테이션과 윈도NT용 퍼스널 WS영업을 하고 있지요.한번 만난 고객이 기억을 잘 해줘 남성보다 유리한 점도 많아요.” 그는 한번에 2천만~3천만원에서 16억원까지의 제품판매 상담을 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일을 맡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팀원 5명이 회사전체 매출의 10%나 되는 1백여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여자라는 이유로 제품에 대해 덜 신뢰하는 고객이 있습니다.하지만 인터넷이나 외국 잡지를 통해 입수하는 첨단 트렌드를 분석,자료로 설명하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지요.” 그는 고객과 만나면 제품의 성능 하나하나를 꼼꼼히 설명하며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시큰둥하던 고객이 빨려들어 도장을 찍게 만드는 프로근성을 보인다.자칫 설명이 부족해 대형 고객을 놓쳤다 생각되면 밤을 꼬박 새워 새로운 전략을 짜 다음날 다시 찾아가는 끈기에 고객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그는 일의 성과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데다 첨단산업분야인 만큼 시장이 다이내믹해 전문직으로서의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WS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도 내려가 이미 PC와의 구별이 거의 없어져'개인용 WS시대'로 접어든 만큼 영업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마케팅을 공부하고 다음달 석사모를 쓰게 될 朴차장은 미혼.그는 WS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올해 웨딩마치를 울리겠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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