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연차 회장 형 낙찰받은 ‘빨래터’ 45억원 구매 자금 출처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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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2일 최근 위작 논란에 휩싸인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소유자의 구매 자금 출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지난해 5월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의 형 박연구(64) 삼호산업 회장이 서울옥션을 통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원에 낙찰받았다. 그림을 내놓은 경매 위탁자는 미국인 존 릭스(81)였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 그림의 실제 구매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회장인지를 확인 중이다. 박연구 회장의 아들 박성찬 사장은 “‘빨래터’그림은 우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실제 소유주가 아님을 시사했다. 또 그림의 구매 자금이 박 회장의 해외 계좌에서 나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은 홍콩에 차명으로 만들어 놓은 계좌로 6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됐다. <관계기사 3면>

수사팀은 이 그림을 산 돈이 박연차 회장에게서 나온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박 회장이 해외로 빼돌린 돈의 국내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연차 회장 측은 해외 계좌의 600억원과 관련, “주로 해외 사업 자금으로 쓰였을 뿐 국내로는 한 푼도 들여오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 ‘빨래터’ 구입 자금이 박 회장의 해외 자금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 박 회장이 해외에서 비자금을 들여와 국내 정·관계 로비에 썼다는 의혹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연차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이나 휴켐스 주식 매매 차익으로 이 작품을 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번 돈으로 이 그림을 산 것으로 드러나면 검찰이 이를 몰수할 수도 있다. 미술계에서는 이 작품이 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소유자가 그림을 공개하지 않아 진위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박연차 회장의 각종 혐의와 관련, 태광실업 임직원을 이틀째 불러 조사했다. 회계자료 분석 등을 끝내는 대로 박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노건평씨 구속영장 청구=대검 중수부는 이날 오후 5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씨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씨는 정대근(64·구속) 전 농협회장에게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관련 청탁을 하고 정화삼(61·구속)씨 형제와 함께 3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를 정씨 형제의 범죄에 대한 포괄적 의미의 공범으로 판단했다”며 “30억원 중 노씨 몫이 얼마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씨의 구속 여부는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검찰은 이날 농협과 NH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휴켐스를 태광실업에 매각하는 과정에 대한 조사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언·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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