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黨비서 황장엽 망명-訪日 귀국길 북경 한국公館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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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의 황장엽(黃長燁.74)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12일 베이징(北京)소재 주중(駐中)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한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해왔다고 외무부가 이날 오후 발표했다.
〈관계기사 2,3,8,9,23면〉 유광석(柳光錫)외무부 아태국장은“黃비서가 오전10시5분쯤 수행비서인 김덕홍(金德弘) 여광무역총회사 사장과 함께 한국총영사관을 찾아왔다”며“주중대사관은 이같은 사실을 중국측에 통보하고 黃비서의 망명을 위해 중국측과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김일성(金日成)의 인척인 黃비서는 공식 당서열 19위(지난해24위)이나 김일성주체사상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킨 북한 최고의이론가로 서열 이상의 북한권력내 핵심 실력자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평양정권 수립이후 제3국에 망명한 최고 위층이다.
黃비서는 1월30일부터 일본의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주최로 도쿄(東京)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뒤 11일 베이징을 거쳐이날 오후4시 베이징발 평양행 기차에 탑승,귀환할 예정이었다.
그는 일본방문중 대북(對北)식량지원문제를 협의하려다 일본 자민당 정부의 냉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黃비서의 망명요청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체제의 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대변인인 오인환(吳隣煥)공보처장관은“黃비서의 귀순은 평양정권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고하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黃비서의 망명으로 인해 현재 경색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는 당분간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무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내 黃비서의 서울로의 망명이 이뤄질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黃비서 일행은 이날 밤 현재 베이징 외교단지 산리툰(三里屯)에 위치한 한국총영사관 건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金씨는 黃비서의 오랜 심복으로 노동당중앙위 자료연구실 부실장을 역임한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정부는 오후 권오기(權五琦)통일부총리 주재로 긴급 통일안보조정회의를 열고 黃비서의 망명에 따른 외교 교섭문제와 대(對)북한 대책을 논의했다 .
[배명복기자.베이징=문일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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