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다 고향을 찾는데 몸마저 다치고 돌아갈 고향조차 없어 너무 외로웠어요.” 6일 낮 서울종로구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지하1층 연회부. 지난해 11월 카펫공장에서 롤러에 깔려 오른쪽 팔뼈가 부서지는 부상을 당한 네팔인 히라 만 라이(42)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이국( 國)의 명절을즐거워했다.이날 행사는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이사 장 黃征基신부)가 마련한 .외국인 산재(産災)노동자 초청 설날위로회'. 행사에 참석한 11개국 30여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용을 부담한 왕십리중앙교회 양의섭(梁義燮)목사의 주재로 푸짐한 다과와 함께 설날 떡국을 들었다. 이어 마련된 노래자랑시간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곱슬머리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앙무대로 나와 노래방기기 반주에 맞춰.소양강처녀'.갈대의 순정'등 한국가요를 어설픈 발음으로 부르자 곳곳에서 박수 장단과 환호가 쏟아졌다. “평소에는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자존심이상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지만 오늘만은 몸의 불편도 잊고 맘껏 즐기고 싶습니다.” 전선제조공장에서 기계에 머리가 빨려들어가는중상을 당해 치료중인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 서복재(徐福載.36)씨는“고향에서 설을 보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나마 이런 자리가 마련돼 다행”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신준봉 기자〉
産災 외국인노동자들 따뜻한 설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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