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귀향체증 해법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설날만 되면 너무 먹어 배탈이 나던 시절이 있었다.이른바.명절체증'이다.그러나 요즘 명절에는 또 다른 체증이 유행이다.전국도로에 나는 탈인데 문제는 배탈과 달리 치료가 잘 안된다는 점이다. 우선 당국의 진단.처방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예년처럼올 설에도“고속도로 진입로 몇 개 봉쇄,버스전용차로 확대실시,그리고 꼭꼭 숨은 국도.지방도를 잘 찾아 가라”는 대책이 전부다.이 정도로 10년 병력(病歷)의 만성병이 치유될 리 없다. 결국 올 설 귀향길도 별수없이.짜증길'이 될 전망이다.늘어나는 차량에 당국이 두 손을 들고 귀향객도 으레 그러려니 하고 체념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올 설은.한보(韓寶)회오리'가 몰아치는 중인데다 기상청이“유난히 춥고 눈.바람이 세겠 다”는 예보까지 내고 있다. 체증을 뚫을 방법이 없을까.당국.귀향객이 조금만 합심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당국의.현장노력'이 중요하다.평소와 달리 명절만 되면 막히는 곳을 찾아야 한다.평소 소통이 잘되던 국도.지방도의 교차로도 차량이 갑자기 느는 명절에는 막힌다.신호체계를 평소대로운영하기 때문이다..어딘지'자세히 조사해 경찰을 배치하고 신호체계를 명절 차량흐름에 맞춰야 한다. 명절 고속도로는 휴게소,진.출입구,터널이 체증원(源)이다.평소와 달리 휴게소주차장이 모자라 진입구에 차가 늘어서고 그 여파로 고속도로 본선이 밀린다.여기에 전용차로를 달리던 버스들이휴게소로 들어오려고 고속도로를 직각으로 횡단하며 차량흐름을 차단한다.이런 곳에 경찰.안내원을 배치해 주차.차량흐름을 통제해야 한다. 또 통행료를 받는 진출톨게이트도 혼잡해진다.자동기계에만 의존하지 말고 차로별로 구분해 사람이 직접 받는 방법도 있다.“먼곳은 고속도로,가까운 곳은 국도.지방도로 간다.신호는 꼭 지키고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는 방향별로 한 대씩만 간다.특히 끼어들기.갓길운행은 절대 안한다”는 다짐을 귀향객들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나누는 게 중요하다.마지막으로 올 설에는 감시도하자.갓길운행.끼어들기를 일삼는 얌체.난폭운전자를 향해 일제히카메라를 들이대고 당국에 그들의 처벌을 요구해 보자. 〈음성직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