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누명,아들이 재조사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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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도망다니는 영화.도망자'의 주인공이 실제로 살인누명을 벗을 가능성이 높아졌다.70년대 국내에서 TV시리즈물로 방영돼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낯익은.도망자'는 54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그린 것. 사건의 주인공인 의사 샘 셰퍼드는 당시 결백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 마릴린의 살인범으로 지목돼 10여년간 복역했다. 그는 출소뒤 4년만인 지난 70년 사망했고 이 사건은 숱한 의문을 남긴채 일단 종결됐다. 그런데 이 사건이 새삼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주인공의 아들인 셰퍼드2세가 유전자 감식등을 통한 사건 재조사를 끈질기게 요청하면서부터. 아버지의 결백을 믿었던 그는 지난해 법원으로 하여금 사건당시아버지와 함께 용의선상에 올랐던 한 유리창청소부의 혈액을 조사하도록 만들었다. 최근 나온 조사결과는 청소부의 유전자가 사건현장에서 추출된 혈액의 유전자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 여기에다 재판 증언기록에“샘 셰퍼드는 사건 당시 부상하거나 출혈한 적이 없다”는 내용도 있어 DNA 조사결과가 그대로 인정될 경우 그는 40여년만에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된다. 셰퍼드2세는 만일 아버지의 결백이 입증될 경우 오하이오 주정부를 상대로 수백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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