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따마다] “심장병은 불치병이라 봤는데 … 한국 의료진 도움 정말 고마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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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의사들의 도움으로 하얼빈 시립 아동병원이 발전할 수 있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 시립 아동병원의 딩펑수(丁鳳姝·46·여·사진) 원장은 지난달 25일 “한국인 의사의 도움으로 우리 병원이 헤이룽장성뿐 아니라 중국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현대식 병원으로 거듭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병원은 지난달 18일 10층 건물에 400여 병상을 갖춘 병원 건물을 추가로 짓고 증축식을 열었다. 병원 안에는 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 촬영장치(MRI)와 같은 첨단 장비와 전자식 대기실, 에스컬레이터를 갖췄다. 중국인인 딩 원장은 “2002년부터 한국인 의사들이 1년에 5~6차례 방문해 병원의 외부 시설과 의사들의 역할, 진료 순서와 같은 의료 체계를 알려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는 자녀를 한 명밖에 갖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병원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딩 원장은 “한국인 의사들이 하얼빈 아동병원을 방문하기 전만 해도 심장병은 불치병이었다”며 “한국 의사들의 교육으로 이제는 중국인 의사들도 환자 100명 중 60~70명을 수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얼빈 시립 아동병원의 경우 99년 심장수술에 필수적인 심폐 순환기를 샀지만 개를 이용한 임상 시험이 거듭 실패하자 기계를 창고 속에 처박아둬야 했다. 그러다 2002년 한국 의사들이 방문해 사용 방법 등을 알려준 후에야 사용할 수 있었다.

아동 심장수술은 성인 심장수술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세밀한 혈관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고 한다. 딩 원장은 “중국은 환자와 의사가 많아 아동 심장병 수술 기술이 계속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며 “베이징과 상하이 같이 발전된 지역으로 가지 못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인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얼빈시에는 이 병원과 함께 의과대학병원, 제일병원 등 3개의 현대식 병원이 있다. 이 중 아동 심장병을 수술할 수 있는 의료진과 수술 설비를 갖춘 곳은 이 병원뿐이다. 하루 진료 환자는 2000여 명, 병상 450개, 의료진 700여 명이다. 크기는 한국의 웬만한 종합병원과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병실이 모자라 추운 복도에 병상을 깔아놓아야 하는 형편이다. 딩 원장 등 하얼빈 아동병원 의료진은 한국인 의사들이 전해주는 선진 의료기술을 배우는 데 열심이었다.  

하얼빈=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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