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社 차린 地自體 많아-실적은 아직 걸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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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역 중소기업들의 수출 창구를 만들자”며 무역회사를 설립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최근에는 해외지사까지 경쟁적으로설치하며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다.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우 수출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치는등 의욕에 비해 실적은 더 디다는 지적이다. 지자체가 설립해 현재 활동중인 무역회사는 경남무역.경북통상.제주교역.전북종합무역.전남무역등 5개업체.모두 주식회사 형태를 띠고 있으며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출자해 이른바 제3섹터방식을 취하고 있다.최근에는 강원도와 충남도등도 무역 회사 설립을 검토중이다.이들 업체의 주 취급품목은 농수산물.그러나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는 업체도 있다. 이 가운데 경남무역은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東京).오사카(大阪)등 3곳에 현지 교포가 운영하는 해외지사망까지 갖추고 있다.경북통상은 오사카와 중국의 허난(河南)성에 지사가 있으며 2월중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도 지사를 낼 계획이다 .수산물 수출이 많은 제주교역은 오사카 지점에 본사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다.해외 거래선 확보를 위해 업체마다 연간 4~7차례까지 해외시장 개척단을 보내기도 한다.매출액 역시 경남무역과 경북통상이 지난해 각각 2천1백60만달러와 1천8 백9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는등 해마다 늘고 있다.올해 수출목표 역시 의욕적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대부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최근의 경기악화를 감안하면 이들 업체의 올해 수출목표달성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가 주력 품목으로 취급하는 농수산물은 수출가격이 낮은데다 가격변동도 심해 이익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농수산물의 경우 수출지역이 일본으로 집중돼 있어 수출선 확보를 위한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또 지방 중소기업들도 이 들 무역회사에수출을 의뢰하기보다 직접 세일즈에 나서려는 곳이 많아 공산품 취급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경남무역의 최재영(崔在榮)총무차장은“농산물 수출에선 이윤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이 회사 수출물량중 농수축산품의 비중은 30%에 불과하다.나머지 70%는 공산품이 차지한다.경북통상도섬유등 공산품이 대부분이며 농산물은 거의 없다. 이 회사 김현규(金顯圭)무역1팀장은“사과등의 농산물은 수출가격이 낮아 적자를 면치 못한다”며“올해는 적자수출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설립 주체인 지자체가 요구하는 공익성 확보도 쉽지 않은 일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도에선 적자를 보더라도 중소기업을 도와주라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을 외면할 수도없어 어려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국제화지원실의 조영복(曺泳福)처장은“농산물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공산품은 제조업체가 직접 수출하려고해 이들 업체의 영업이 쉽지 않다”며“지방업체의 경우 수출 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지 적했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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