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둑 삼국지 ‘강동윤 독무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한국의 차세대 선두주자 강동윤 8단이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2라운드에서 4연승을 달렸다. 퉈자시 3단의 5연승을 저지한 뒤 야마다 기미오 9단, 박문요 5단, 하네 나오키 9단까지 차례로 베어버린 것. 24~27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벌어진 한·중·일 바둑 삼국지는 강동윤의 독무대로 끝났다.

첫날이 힘들었다. 19세 강동윤은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 개인전 우승자. 그와 맞붙는 중국의 17세 소년기사 퉈자시는 철저한 무명이었지만 베이징의 1라운드를 싹쓸이하며 4연승을 거둔 미지의 인물. 여기서 퉈자시에게 져 5연승의 희생물이 된다면 그야말로 상처는 오래 갈 것이기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293수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흑으로 1집 반 승. 시종 유리했음에도 이기기까지 이상하게 힘든 한 판이었다.

이 고비를 넘긴 뒤에는 쉬웠다. 마음이 편해서 제 실력이 나왔다. 25일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에겐 157수 만에 가볍게 불계승. 26일엔 조선족 최고수로 기량이 일취월장 중인 중국의 박문요 5단에게도 283수 만에 불계승. 27일 만난 일본의 본인방 하네 나오키 9단에겐 199수 만에 불계승. 미완의 대기 강동윤이 허물을 벗어던지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은 강동윤 외에 이세돌-이창호 최강 라인이 남아있지만 이 흐름이라면 강동윤 선에서 모든 걸 끝낼 수도 있다. 중국은 추쥔·창하오·구리가 남아 있고 일본은 다카오 신지 한 명만 살아 있다. 4연승을 올린 강동윤과 퉈자시는 연승상금과 대국료로 3500만원을 확보했다.

27일 2라운드를 끝낸 농심배는 내년 2월 중국에서 최종 3라운드를 펼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