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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비난했던 중국인 해설가 억대 소송당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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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을 비하했던 중국의 유명 축구 해설가가 억대의 소송에 휘말렸다. 주인공은 당시 중국중앙방송(CCTV) 스포츠 채널에서 축구 해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황젠샹(黃健翔·40). 그는 당시 한국팀이 사상 첫 월드컵 4강에 진출하자 "대한민국이 심판을 매수했다"고 독설을 퍼부어 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외교부에 정식으로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축구의 열성팬으로 알려진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고전 끝에 호주를 꺾고 8강에 진출하자 "호주는 꺼지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결국 그는 이 발언으로 인해 CCTV에서 해임됐다. 이후 다른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온 그는 현재 선저우톈디(神州天地)미디어집단이란 회사에 소속돼 있다.

앞 뒤 가리지 않는 좌충우돌식 언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온 그는 이번에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는 신랑왕(新浪網:.www.sina.com)에 개설된 자신의 블로그에 세르비아 출신의 중국 국가 대표 축구팀 전 감독 두이코비치와 CCTV 여기자의 스캔들을 언급하는 글을 지난 6월에 올렸다.

"사람(여기자)을 자궁외 임신을 시키는 바람에 직장(CCTV)에서 스캔들로 비화됐는데, 당신(두이코비치를 지칭)은 비겁하게 뒤로 발을 빼고 있다. 그 사람(여기자)은 국가대표팀 밀착 취재 권한이 있는 수석 기자 자리에서도 잘렸다. 닭도 놓치고 계란도 깨져버렸다(鷄飛蛋打)."

행간의 의미를 보면 두이코비치 감독으로 인해 CCTV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대한 불만에다 과거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 여기자를 감싸는 뉘앙스가 담겼다.

그러나 이 글은 다른 각도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켰다.

황이 여기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두이코비치와 CCTV 여기자의 열애설이 공식화됐고 황이 맨 처음 자궁외 임신설 까지 퍼트리게 됐기 때문이다.

13억 중국인들에게 지명도가 높은 황의 글을 보고 네티즌들이 인육수색(人肉搜索)으로 불리는 사람 찾기를 통해 결국 여기자의 실명과 인적 사항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충격을 받은 여기자는 최근 자궁외 임신설을 공개한 황을 비롯해 황의 글을 보도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4곳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내용을 폭로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황에게 50만위안(약 1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황은 입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해 CCTV를 떠난 뒤에도 설화에 휘말리고 거액을 물어줘야 할 딱한 처지로 내몰렸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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