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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디오>걸리버여행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영화의 특수효과(SFX)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TV미니시리즈로 제작돼 화제가 됐던 세계적인 명작.걸리버 여행기'가 비디오로 나왔다(특수효과 기술 초기단계라 할수 있는 60년작.걸리버 여행기'(대우)도 SFX가 대단하다는 평가 를 받은 바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명작 풍자소설이 그동안 어린이용 가족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여러번 제작됐으나 최근 비디오로 나온 이 작품은 보다 현실감이 있는 환상세계와 치밀한 구성이 기대됐다. 여기엔 영국의.채널포'사와.101 달마시안'으로 유명해진미국 짐 헨슨 프로덕션등이 야심적으로 참가해 걸리버의 환상체험을 그럴듯하게 보여준다.인간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원전의 문학적 깊이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도 가족 모두에게 좋은 시간을 줄수 있는 작품이다. 현실로 돌아온 걸리버와 환상체험이 교차되는 역동적인 편집,신랄한 정치적 풍자등은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더욱 호소력을 발휘할 정도다. 그러나 이 작품을 비디오로 출시한 스타맥스사는 한국의 비디오문화에 또다시 씻을 수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소인국.거인국.천상의 섬 라퓨타.말의 나라등 4곳의 체험을 보여주는.걸리버 여행기'에서.라퓨타'부분을 삭제해버렸다. 걸리버 여행기의 내용은 이미 널리 알려진데다 영화 자체에서도현실과 여행기의 내용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서로 연결되는 내용이많은데도 스타맥스사는.전체 작품을 비디오로 내놓으면 2장짜리로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대여 빈도가 떨어진다' 는 이유로 작품을훼손한 것이다. 얄팍한 상혼으로 파행적인 비디오 문화를 만드는데 대기업이 앞장섰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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