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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첨단인력 국내서 맹활약-물리.항공등 瓜技발전 큰 기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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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그랜디코타 스리니바스(31).인도국립기술연구소(IIT)출신 이학박사,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후과정 2년차. 그는 신성철(申成澈.물리학과)교수 지도로 CD롬을 비롯한 정보 저장용 고밀도 자성박막(磁性薄膜)을 연구하고 있다. 요즘 그의 한국생활은 신바람 그 자체다.지난 1년간 申교수 밑에서 개발한 초고밀도 자성박막이 국내특허를 받았고 미국과 일본 특허는 진행중이다.여기에 논문을 4편이나 냈으며 그중 한 편은 응용물리학의 권위 저널인.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에 실렸다. 더욱 신나는 것은 재료계면공학연구센터 소속으로 1년 더 있게 된 것이다. 요즘은 지난해 본국에서 결혼한 색시를 맞을 준비로 밤잠마저 설친다.그는“앞으로 4편의 논문을 더 쓰고 귀국해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엘레나 크랄키나(여.46).플라즈마 물리학박사,모스크바 항공연구소 응용기계연구팀장,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세라믹연구부 초빙연구원. 그 역시 95년 12월에 와서 1년을 지내고 KIST측의 요청으로 1년 더 체류하고 있는 플라즈마 기술분야의 베테랑이다.원래 이 기술은 인공위성 추진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지만 요즘엔 표면 개질(改質)용 기술로 더 각광받고 있다. KIST측은 이를 이용,각종 플라스틱을 표면처리해 단백질이 끼지 않는 콘택트 렌즈,일광투과율이 좋은 하우스용 비닐등을 개발했다. 고석근(高錫勤)박사는“그의 도움으로 표면개질처리기술을개발할 수 있었다”며“크랄키나박사는 세라믹 연구부의 보배”라고극찬했다. 현재 연구소와 대학의 첨단기술 개발현장에 들어와 활동중인 외국인력은 줄잡아 4백여명.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브레인 풀로1백70여명,초빙교수및 연구원으로 1백여명이고 나머지 1백여명은 박사후과정.유학형식.기술교류.개별초청등으로 한국에 왔다. 불법체류자까지 합쳐 2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산업현장의 외국근로자에 비해선 빈약한 규모지만 우리 첨단분야에서 이들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KAIST의 申교수는“외국인 연구인력들은 마치 지난날 우리가선진국에 가서 맡은 분야를 파고들던 것같은 강렬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며.학문적 헝그리정신'이 빈약하기 쉬운 우리 젊은이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처럼 냉전시대에 많은 기술 축적을 해놓은 나라 출신은 우리의 취약한 기술을 보완하는 창구로,개도국 출신은 그 나라에 우리 기술을 전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전반이 외국인이 생활하기에 적합하지 않고,특히 이들의 월급이 1백만원 안팎일 정도로 열악한 점이 이들을유치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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