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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영화"샤인" 주연배우 제프리 러시 일약 스타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올해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일약 국제스타로 떠오른영화.샤인'의 주연배우 제프리 러시(40).현재 국내 상영중인.샤인'이 바로 러시 때문에 제작이 늦어진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제작비 투자자들이 영화경험이 전무한 무명배우의 주연캐스팅에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콧 힉스 감독은 정신질환의 후유증으로 아직 정서가 불안정한 호주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역을 실감나게 연기해낼배우는 러시밖에 없다는 신념아래 영화촬영을 3년 늦췄다. 그리고 그동안 러시는 작은 영화들에 출연해 경력을 쌓았다.결국 힉스 감독은 영국 BBC등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모아 4백50만달러(약 36억원)의 저예산으로 영화촬영에 들어갔다. 힉스 감독의 고집은 맞아떨어졌다..샤인'이 지난해말 미국에서 개봉된 후 러시는 중요한 연기상을 휩쓸다시피 했다.골든 글로브 이전에는 LA비평가협회.뉴욕비평가협회의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3월 아카데미상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 다. 러시는 실화영화인.샤인'에 사실적인 느낌을 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날 떠나면 평생 저주받을 것이다”는 아버지의 잔인한 사랑 때문에 오랜 정신질환에 빠지는.파괴된 성인'.보통사람이 웬만해선 알아들을 수 없는 빠른 말씨,발작적인 웃음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하면서도 연주장에서 관객들에게 달려와 키스하고 포옹하는 친근한 천재피아니스트의 복잡한 면모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도 피아니스트역할에 썩 어울린다. 하지만 러시는 한 인터뷰에서“실제 성격은 부드럽고 재담을 잘한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그래서 헬프갓의 역할은“영혼을 바꾸는 체험”이었다고 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실제 헬프갓의 연주회에 찾아가 몰래 지켜봤고,헬프갓의 독특한 말투를 익히기 위해 늘 육성테이프를 들었다. 호주의 연극무대에선 유명한 배우인 러시는 이제 할리우드영화사들이 눈독들이는 스타로 떠올랐지만“배우로서 일정한 예술성을 유지하고 싶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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