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 그룹 '크래시' 록의 본고장 영국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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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국내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그룹 크래시가 록의 본고장인 영국 무대에 진출한다.
크래시는 4월부터 맨체스터의 록 클럽을 순회하면서 공연을 벌일 계획이다.
세계 록음악의 조류를 주도하는 영국,그중에서도 맨체스터가 리버풀과 함께 영국 록을 대표하는 곳임을 감안하면 국제 무대에 크래시의 존재를 당당히 알릴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크래시는 이번 주말.익스페리멘털 스테이트 오브 피어'라고 명명된 3집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영국에서 한달 이상 머무르면서 녹음한 것이다.
머신헤드.네이팜데스등 일급 밴드들의 음악을 조련하고 있는 명프로듀서 콜린 리처드슨의 세심한 손길을 거친 야심작이다.
제작경비도 통상적인 비용의 두배에 가까운 7천여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크래시는 국내 록음반의 최대 약점인 녹음의 기술적인문제를 해결한 것 외에도 해외 진출이란 기대밖의 소득을 거뒀다. 크래시가 세풀투라나 콘과 같은 당대 최고 그룹들이 고정 출연하는 무대에 나가게 된 것은 프로듀서 리처드슨의 주선으로 이뤄지게 됐다.
리처드슨은 녹음도중“크래시의 음악은 영국 그룹에 비해 조금도뒤떨어질 것이 없다”며 영국 진출을 권유했다.
리처드슨의 실력 보증은 엄격한 사전심사를 거쳐야 하는 맨체스터 무대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리처드슨은 93년에도 1주일동안 내한,크래시의 데뷔음반 제작에 관여했지만 그 사이에 괄목상대의 발전을 보인 크래시의 기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고무된 크래시는 당초 우리말 가사와 영어가사를 반쯤 섞어 앨범을 완성할 계획을 바꿔.무상(無常)'이란 한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로 제작했다.
크래시는 안흥찬(보컬.베이스)과 정용욱(드럼)이 주축이 된 4인조 그룹으로 헤비메탈 중에서도 가장 거칠고 격렬한 장르인 스래시메탈을 연주한다.
93년.엔드리스 서플라이 오브 페인'으로 데뷔한 이래 헤비메탈 팬 사이에서는 카리스마적인 인기를 모아왔다.
특히 안흥찬이 서태지와 아이들의.교실 이데아'를 부른 이후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헤비메탈 그룹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10만장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려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일본에서도 상당수의 열성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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