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밤 문화’ 체험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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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2일 오후 6시 경주경찰서 김석열 서장을 비롯한 경찰 가족 50여 명이 천마총 옆 신라문화체험장에 모였다.

이들은 조별로 나누어 문화재 모양의 천연비누·초콜릿을 만들고 국악 공연 감상에 왕과 왕비복 입기, 가족별로 떡메치기 등 각종 체험에 참가했다. 한 아주머니는 남편을 향해 “제발 술 좀 마시지 마세요!”라며 떡메를 내리쳤다. 경찰관 남편은 뜻밖의 ‘공격’에 몸둘 바를 몰랐다.

22일 경주경찰서 소속 경찰과 가족 50여 명이 소원을 적은 백등을 든 채 안압지를 답사하고 있다. [신라문화원 제공]


이어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로 경주 역사 이야기를 듣고 소원을 적은 백등에 불을 밝혀 든 채 어둠이 내린 첨성대와 안압지를 둘러 봤다. 이들은 모두 경주시민이었지만 뜻밖에도 90%가 백등을 들어 보는 것은 물론 밤에 안압지를 찾은 것이 처음이라고 답했다.

경주시가 안압지·첨성대 등 주요 유적지에 조명을 밝히면서 이를 활용한 ‘야호(夜好)! 경주’라는 이색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보름달이 뜰 무렵에 진행되는 달빛기행과 달리 신청이 있으면 언제든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경주를 찾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경주의 새로운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번에 경찰 가족과 함께 참가한 김석열 경주경찰서장은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경주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경주영업부도 이미 30여 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경주시민들이 경주를 알고 자랑해야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경주를 오고 싶을 것”이라며 “경주지역 기관·단체·기업과 각종 동호회가 많이 참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문화원은 12월부터 매주 토요일 보문단지 호텔·콘도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참가 비용은 프로그램에 따라 1인당 5000∼1만원이다. 문의는 신라문화원 054-774-1950.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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