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 광고 = 음원 매출↑ 광고 효과↑ ‘달콤한 연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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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보던 세상 이제 시작이야/뭔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

회사원 조동석(34)씨는 이런 가사로 시작하는 SK 브로드밴드의 광고송을 하루에 수도 없이 듣는다. 출퇴근길 듣는 라디오에서,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흘러나와 거의 ‘세뇌 수준’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알피지 샤인’(그룹 ‘W&Whale’)이란 노래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늘 듣던 광고송과 같은 곡조인데 가사는 다른, 신곡이었기 때문이다.

조씨처럼 ‘이거 광고에서 들었던 노래인데, 다른 버전이 있네’하며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노래가 광고송과 일반 음원으로 동시에 발표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멜로디의 광고송을 따로 만들거나, 유명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던 관행과 차별화된 접근이다.

‘달라, 달라, 달라 난 달라’로 시작하는 현대자동차 ‘i30’의 로고송(노래 빅마마)은 네티즌들의 인기에 힘입어 아예 박기영과 호란의 ‘달라송’으로 재탄생했다. 이 곡은 이달 초 ‘i30 cw’의 광고송으로 방송된 지 일주일 만에 디지털 싱글앨범으로 발매됐다. ‘알피지 샤인’처럼 광고 브랜드를 다른 가사로 바꿔 풀버전으로 내놓은 것이다.

삼성 하우젠 세탁기 광고에 나온 ‘버블송’은 그룹 ‘윈터플레이’의 디지털 싱글로 발매됐고, 윤은혜와 이동건이 함께 부른 ‘샐러드송’도 광고 음악(삼성 지펠 냉장고)과 동시에 디지털 싱글로 나왔다.

광고와 음반업계는 이를 ‘광고와 음악의 달콤한 연애’라고 표현한다. 누이 좋고 매부좋은 ‘코 마케팅(Co-Marketing·공동마케팅)’이라는 것이다. 광고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독성 강한 광고송 음원을 찾는 광고업계와 신곡의 노출 증가와 가수 인지도 상승을 노리는 음반업계의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이지숙 차장은 “광고송과 일반음원으로 동시 발표하면, 노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인터넷에서 ‘~송’으로 회자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알피지 샤인’의 경우 광고 노출 회수(하루 60회 이상)만큼 전파를 탄다. 지난해 국민가요로 등극한 히트곡 ‘텔미’(원더걸스)의 하루 평균 방송회수가 30회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노출 효과다. 덕분에 그룹 ‘W&Whale’의 데뷔 음반은 현재 1만2000장이 팔렸다.

음반기획사 플럭서스 뮤직의 김진석 이사는 “광고 기획단계부터 음반사와 코마케팅하는 경우가 많다”며 “깊은 불황에 빠진 음반사로서는 가수의 인지도와 음원 매출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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