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를 보면 제일화재가 유리하게 짜였다. 제일화재의 1장 이세돌은 영남일보의 2장 윤준상과, 제일화재의 2장 최철한은 영남일보의 실질적 3장 격인 허영호와 각각 맞붙게 됐는데 이 점이 영남일보로서는 아픔이 아닐 수 없다(정규시즌에서 이와 똑같은 오더로 영남일보는 제일화재에 1대4로 패배한 일이 있다). 장고바둑도 신예대회 우승자인 제일화재의 김승재가 약간 우세한 느낌. 게다가 전력상 8개 팀 중 최강으로 꼽히는 제일화재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행운마저 따라주며 한동안 침체됐던 분위기도 확연히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승리의 코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세돌-최철한 중 한 명을 낙마시키는 것. 정규시즌에서 영남일보는 김지석 4단이 이세돌 9단을 격파하면서 3대2로 승리한 적이 있다. 김지석이 류동완에게 필승을 거두고 윤준상-허영호 중 한 명이 이세돌-최철한 중 한 명을 쓰러뜨린다면 비슷한 스토리가 재연될 수 있다.
김형우-김승재 전은 약간 밀린다지만 거의 5대5 승부고 강유택-홍민표 대결 역시 관록에서 약간 뒤지는 느낌이지만 역시 5대5 승부다. 중요한 것은 이세돌-최철한 원투 펀치 중 한 명을 반드시 꺾는 것. 이것이 영남일보의 ‘젊은 피’를 끓게 하는 지름길이며 챔피언 결정전에 나설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