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한국PC 대만기세 꺾고 수출 르네상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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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 조성현(趙誠賢)이사는 새해들어 표정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회사의 대부분 사업부가 수출이 안된다고 울상이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PC부문은 물건이 없어 못 팔 지경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만대였던 노트북PC 수출을 올해 30만대 이상으로 3배나 늘려잡았다.
“노트북PC를 공급해달라는 바이어들이 줄을 섰어요.값이 싸서그런 것도 아니예요.현지에서 대당 4천9백달러(약 4백만원)안팎에 팔리고 있어요.일부 업체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물건을 대량 공급해 줄 수 없느냐고 조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컴덱스에서 10여개 업체로부터 수출 제의를 받았고 현재 서너개 업체와는 계약이마무리단계에 있다.
이 회사는 수출물량을 대기 위해 이달말 수원공장 노트북PC 생산라인을 월산 2만대 규모에서 4만5천대로 늘린다.
수출 봇물이 터진 것은 삼성전자만이 아니다.삼보컴퓨터.대우통신.현대전자등 국내 굴지의 PC업체들은 업체별로 올해 PC 수출물량을 지난해의 2~5배까지 늘려잡고 있다.
지난해 데스크톱PC 2억3천만달러어치(11만대)를 수출한 삼보는 올해 4억5천만달러어치(25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시장도 기존의 미국.유럽.일본 시장에서 캐나다.남미로까지 확대했다.대우통신 역시 올해 수출물량을 지난해 2만9 천4백대에서11만5천대로 4배가량 늘려잡고 있다.대우통신은 미국.유럽은 물론 러시아와 동구지역까지 개척,우즈베키스탄에 PC조립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전자의 경우 미 마이크로소프트등과 공동개발한 초소형 핸드헬드PC(HPC)와 네트워크컴퓨터(NC)등 차세대 컴퓨터로 올해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수출을 재개한 현대전자는 올해는 좀 더 공격적으로 수출에 나서 광활한 중국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산업 전반에 불황의 검은 구름이 덮인 가운데 유독 컴퓨터업계가.수출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셈이다.
89년을 정점으로 곤두박질쳤던 국내 PC 수출이 지난해 급성장세로 돌아서더니 올들어서는 사상 최고의 수출액을 예상하고 있다.89년 9억7천1백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PC 수출액은해마다 떨어져 95년 1억9천9백만달러로 추락했 다.
그러나 지난해엔 7억달러업 전반에 불황의 검은 구름이 덮인 가운데 유독 컴퓨터업계가.수출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셈이다.
89년을 정점으로 곤두박질쳤던 국내 PC 수출이 지난해 급성장세로 돌아서더니 올들어서는 사상 최고의 수출액을 예상하고 있다.89년 9억7천1백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PC 수출액은해마다 떨어져 95년 1억9천9백만달러로 추락했 다.
그러나 지난해엔 7억달러로 껑충 올라섰고 올해는 11억달러가예상되고 있다.특히 노트북PC의 수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수출부 박종일(朴鍾一)이사는 이같은 PC수출의 극적인 반전을“대만산의 추락과 한국산의 품질개선”으로 설명했다.
해외 PC 수출시장을 장악했던 대만이 독점이라는 오만에 빠져 납기 준수나 품질개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그는 또“PC가 점차 멀티미디어형으로 제조기술이 복잡해지다보니 대만의 산업 특징인 중소기업형 제조수준으론 소비자들의 욕구를 따라잡기가 힘들어졌다”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노트북PC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박막 액정화면(TFT-LCD)의 경우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등 생산능력을 지닌 국내 PC업체들이 시장주도권을 쥐는 추세라는 것.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이럴 때일수록.대만의 경험'에서 배워야한다고 지적한다.좋은 시절에 어려운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PC업계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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