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영어교사 양성 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교육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수한 교사가 필수적으로필요하다.이런 점에서 97학년도부터 처음 실시되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앞두고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정부는 원어민(原語民)교사를 늘리고 있고 초등학교 3학년을 담당할 교 사들에 대한 영어 연수에 한창이지만 영어 교습 능력이 뛰어난 교사가 하루아침에 양성되는 것은 아니다.건국(48년)때부터 영어 조기교육에주력,국민들이 영어에 능숙한 이스라엘의 영어교사 양성 현장을 방문했다.
[편집자註] 지난 7일 오전11시(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이민자 교육센터 2층의 한 사무실.20~30대 남녀5명이 50대 중년 여성에게 히브리어를 배우고 있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95년 원어민을 영어교사로 채용하자는취지에서 시작한.앨리야 2000 프로젝트'에 따라 지난해 미국.영국등지에서 이민온 예비 영어교사다.
이스라엘 정부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미국.영국등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대학 졸업자나 영어교사 경험자등을 대상으로 모집공고를 냈으며 유대인 젊은이들이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95년 1기 모집에 25명이 지원해 20명이 졸업,교사로 근무중이며 2기 35명은 교육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3기에는 32명이 지원해 교육받고 있다.우리는 원어민 교사와 국적변동 없이 1년마다 계약하는데 비해 이스라엘의 영어교사 지원자들은 아예 이민오는 것이 다르다.
***교육실습포함 1년5개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린다 루잇(여.교육학 전공)은“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대 문화와 미국의 기독교 문화가 많이 달라 미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이많았다”며“정신적 고향인 이스라엘의 영어교육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어 자원했 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원어민 교사 양성 과정은 1년5개월로▶히브리어 교육과정 5개월▶영어 교육방법 연수와 실습 1년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민간 나라에서 교사로 일했거나 영어교육을 전공한사람은 연수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이민자 교육센터의 문화담당 책임자인 웬디 케터(여)는“지원자들이 일단 현지어에 익숙해져야 학생들에게 충실한 교육을 할 수있기 때문에 히브리어를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나서 실제 교습방법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고 밝혔다.
지원자들은 연수받는 동안 아파트를 제공받고 연수를 마치면 정식교사로 채용된다.이스라엘 정부는 지원자들이 가능한한 영어교사가 부족한 남부.북부의 변두리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그래서 변두리 지역 희망자에게는 주택 임대료를 보조하고 3~4년의 호봉을 더 인정해주는등 혜택을 준다.
미국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2년6개월 동안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한 주디 앨릭스(25.여)는“어디를 가든 상관없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변두리 지역에서 보람있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어민 교사들 이외의 정규 영어교사들 은 사범대를 통해 배출된다.
이스라엘 교사들은 초봉이 세금 공제후 약 70만원일 정도로 박봉이지만 대학 2학년때부터 수시로 일선 학교에서 실습을 해 현장 감각이 뛰어난데다 교육 열의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사범대 출신들 의욕높아 박동순(朴東淳) 이스라엘 주재 한국대사는“이스라엘 초등학교 영어교사들은 교과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시로 다양한 학습자료를 개발해 수업의 질을 높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초.중.고 영어교사 2천여명의 모임인 영어교사협회(ETAI)도 효율적인 영어교습 방법 개발을 위해 생긴 조직으로매년 두차례 히브리대에서 세미나를 열고 새로운 영어교습법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이스라엘은 원칙적으로 정규 자격증이 있어야교사가 될 수 있지만 영어교사가 부족한 지역 학교는 학부모와의협의 아래 영어실력이 뛰어난 원어민 출신을 교사로 채용,학생들의 영어교육열을 충족시키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정부는 묵인하는 대신 경비는 원어민 교사에게서배우는 학생들의 수업료에서 충당된다.
예루살렘 부근 샬롬 초등학교 회화교사인 마이클 세들리도 뉴질랜드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앨리야 2000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인 93년 이스라엘로 이민와 보조교사로 출발,이제는 영어교사로 자리잡았다.
세들리는“대도시에선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시골이기 때문에 일할 수 있다”며“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실리를 찾으려는이스라엘 교육계의 노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텔아비브=오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