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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代 이 사람을 주목하라] 22. 민주당 손봉숙 당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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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손봉숙(60.여.비례대표) 당선자는 지난 3월 18일 민주당에 합류했다.

지난해 11월 입당을 내락할 당시 20%가 넘던 민주당 지지도가 탄핵 역풍 등으로 5%대로 곤두박질치던 때였다.

그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입당했다. 남편인 서울대 안청시(정치학)교수는 정계 진출을 말렸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여성들에겐 정계 진출을 권하면서 정작 내가 피하는 것은 안 된다"고 설득했다.

孫당선자는 "은사인 고 이태영 박사가 과거 의원들을 설득해 여성 관련법을 고치는 데 30년이 걸리는 것을 보고 여성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1990년 한국여성정치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요, 정치학자다. 그는 의대 진학을 권하는 부모의 반대를 꺾고 정치학(이대)을 전공했다.

"사회 관련 과목이 너무 좋다"는 이유였다. 85년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통일원 자료조사 담당관, 공무원교육원 조교수, 이대 강사를 거쳤고 91년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시민운동에 발을 내디뎠다.

그 뒤 정치개혁시민연대.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역임했다. 97년엔 최초의 여성 중앙선거관리위원이 돼 6년간 활동했다. 2002년 독립국으로 탄생한 동티모르의 국제선거관리위원을 맡기도 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국회의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위원으로 정치개혁 입법에도 간여했다.

그는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꽤나 많다. 우선 남북 관계를 꼽는다. "그간 남북 관계에서 대통령 밀사나 특사 중 여성이 한명도 없을 만큼 여성은 그 역할이 없었다"며 "여성의 역할을 찾겠다"고 했다.

문화운동에도 관심이 많아 국회 문광위를 희망한다. "우리의 미래는 문화 콘텐츠 개발에 달렸다. 속이 꽉 찬 콘텐츠, 갈등을 치유하는 통합의 문화를 만들 기초를 다지겠다"고 했다.

여성 문제에 대해선 "늘 짊어지고 다니는 과제"라며 "원내의 여성 정치 세력화를 통해 여성 권익 관련 법안의 제정과 통과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孫당선자는 또 "내 뿌리가 시민단체인 만큼 내 한발은 항상 시민운동에 담겨 있을 것"이라며 "국회와 시민 운동 간의 충실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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