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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비경>서태평양 팔라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무지개가 끝나는 곳엔 무엇이 있을까.망망대해에 점점이 떠있는서태평양 미크로네시아의 섬들.미크로네시안들은 무지개가 떨어지는곳에 지상의 마지막 낙원이 있다고 믿고 있다.그러나 팔라완들은팔라우야말로 전설속의 낙원이라고 생각한다.
팔라우는 미크로네시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북쪽으로 괌,서쪽으로 필리핀,남쪽으로는 뉴기니가 있다.
해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덮치는 태풍은 이곳 팔라우와 필리핀사이의 바다에서 시작된다.태풍의 핵인 팔라우의 바다는 태풍이 부는 날 오히려 정적이 감돈다.그 잔잔한 바다 위로 솟아오른 3백50여개의 산호섬들.이 가운데 유인도는 8개 뿐이다.여기에1만6천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가장 큰 섬인 바벨다옵의 면적이 1백37평방㎞로 강화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팔라우는 태평양 위에 떠있는.깔끔한 정원'처럼 보인다.고요한 수면 위로 몽글몽글 솟아오른 산호섬들은 잘 다듬어진 관상수들 같다.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섬들은 버섯처럼 밑동이 잘록하고 위는 부풀어오른 빵 모양이다 .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팔라우에는 4천2백만년전 화산폭발이 있었다고 한다.그때 비로소 깊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땅덩어리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팔라우의 섬들은 대부분 화산암과 산호.석회암으로 돼있다.화산섬과 산호초로 형성된 이 들 섬은 오랜 세월 속에서 파도에 쓸리고 깎이면서 오늘날의 버섯형상을 빚어냈다. 팔라우의 섬들은 1천3백여평방㎞의 초호(礁湖)로 둘러싸여 있다.초호는 산호초로 이뤄진 것으로 호수처럼 섬 사이 바닷물이 얕게 괸 곳을 말한다.이 거대한 초호는 물고기와 바다생물들에겐 더할 수 없이 좋은 서식처이고,스쿠버다이버들에겐 수중낙원이다.바닷물도 열대공기처럼 항상 따뜻하다.잠수하기에 쾌적한팔라우의 초호를 찾아 매년 2만여명의 전세계 스쿠버다이버들이 몰려온다.
초호를 벗어나면 수천나 되는 바닷속 절벽이 시작된다.팔라우의바닷속은 끝없이 이어지는 산호초들의 군락과 그 사이로 난 해저동굴.해저터널들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신비한 수중세계를 연출한다. 팔라우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은 하늘과 바다의 빛깔에놀란다.어린시절 한번쯤 물에 풀어보았던 잉크 빛깔 그대로다.바닷속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더욱 놀랄 것이다.각종 산호와 열대어들이.때깔'경연을 벌이는 듯하다.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팔라우에는 희귀한 생물들이 아직 많이 존재한다.물고기가 1천4백여종,산호만도 7백여종이 생존하고있다. 전세계적으로 거의 멸종상태에 있는 바다악어도 1백여마리나 된다.악어는 대부분 민물에 사는데 유독 이곳 악어들은 호수처럼 잔잔한 바닷속을 휘저으며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바다악어는 60년대까지만 해도 득실거렸다고 한다.하지만 거대한 악어가 사람을 삼키는 사건이 일어난 뒤 포획이 허용됐고 호주.
일본으로부터 전문 사냥꾼들이 몰려와 마구잡았다.이 바람에 바다악어는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고 70년대들어 포획이 금지됐다.
바닷속 불가사의중 하나로 일컬어지는.자이언트 트리다크나 클램'도 팔라우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이 희귀조개는 크기에서 상상을 초월한다.가장 큰 것의 무게는 무려 3백㎏.최고령 조개의수명은 6백년이나 됐다고 하니.화석'에 가깝다.
일명 바다소(牛)로 불리는.듀공'도 팔라우에서만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다.듀공의 생김새는 꼭 어금니가 없는 코끼리처럼 생겼다.다 자랄 경우 3가량 된다.무게는 4백㎏이 넘는다.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사는 포유동물로 성질이 양순하다.처음에는아프리카 동부해안에서 태평양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듀공의 고기맛은 연한 송아지보다 뛰어나다.때문에.순한 듀공'은 식도락을 즐기는 인간 에 의해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현재 팔라우에선 듀공의 포획이 금지돼 있다.
팔라우의 섬들은 인간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열대수림으로 빽빽이 덮여 있다.정글 속에는 프루트배트라는 박쥐가 산다.과일만 먹고 산다는 이 박쥐는 식용으로도 인기있다.현지 식당에서 40달러 정도만 주면 요리해주는데 맛이 닭백숙하고 비슷하다.크기도 영계만하다.
팔라우가 미크로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긴 하지만 아름다운 역사만 간직한 것은 아니다.제2차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과 미군의 최대 격전지로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된 곳이다.바닷속곳곳에는 아직 당시 격침된 군함과 비행기들이 그 대로 잠들어 있다. 요즘 팔라우에는 관광열풍이 불고 있다.대만과 일본의 관광객들이 매달 1천5백여명씩 몰려온다.호텔이 부족하고 식당도 만원이다.수도 코로르에는 술집.안마시술소.가라오케등 유흥업소가서서히 늘어가고 있다.이에 따라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환경보호단체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보존과 개발의 논쟁이 점차 가열되는 것이다.
***팔라우는...1543년 이후 3백년동안 스페인령으로 있다가 1899년 독일이 사들여 통치했다.
1914년 일본이 차지,광산업.플랜테이션농업.어업등을 더욱 발전시켰다.제2차세계대전중 일본 해군의 주요 기지로 사용되다 1944년 미군에 의해 점령됐다.
이어 유엔의 태평양제도 신탁통치지역이 된뒤 1981년 자치공화국이 됐다.
언어는 팔라우어.영어를 사용하며,종교는 기독교.
화폐는 미국달러를 사용한다.상.하원이 있으며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 정부를 이끈다.
열대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은 섭씨 27도.연평균 강우량은 3천8백㎜.주민은 말레이.멜라네시아.필리핀.폴리네시아등에서 유입됐다.
***여행 메모***괌에서 남서쪽으로 1천3백㎞ 떨어져 있다.
괌에서 2시간비행거리.
컨티넨탈항공이 서울~괌~팔라우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아시아나는 오는 2월21,25,28일 세차례 서울~팔라우 직항 전세기를 띄운다.숙박시설은 특급호텔인 팔라우퍼시픽 리조트.니코호텔을 비롯해 20여개가 있다.현지 한국식당으로는 아리랑(680-488-2799)이 있다.미크로네시아 전문여행사인 씨티항공(02-778-7300)에서 전세기를 이용한 팔라우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세기가 없을 때는 4박5일에 1백5만원선이었지만 전세기를 이용하면 70만원대에 여행이 가능하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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