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 국내선 낙관, 외국선 비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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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제야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지만 주식시장은 이미 한겨울이다. 19일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는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투자자들도 올해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내년 증시 전망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증권사들도 시장이 더 이상 나쁠 게 없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온도 차가 있다. 외국계가 비관적인 반면 국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다.

◆비관적인 외국계=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가정부터 다르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2% 안팎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초 3.5% 전망치를 내놨지만, 조만간 2%선으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거의 제자리 성장을 한다는 데 증시 전망이 좋을 리 없다. UBS증권은 최근 3분기 실적 악화를 이유로 향후 1년 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700포인트에서 1200포인트로 대폭 낮췄다.


이 증권사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보면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촉매가 없다”고 지적했다.

JP 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상반기 말까지 코스피지수가 올라봐야 1120선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거시경제 전망이 불안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올해 7%에서 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적인 국내사=증시를 보는 국내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를 웃도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3% 성장을 예견했다. 성장률에 대한 시각차는 증시 목표 지수에 반영됐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가 내년 상반기 1350선, 하반기에는 15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3분기부터는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반등할 것으로 봤다. 대우증권도 코스피지수가 내년에는 1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투자 환경도 험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증시는 이미 경기 침체의 상당 부분을 반영, 1년 동안 50% 수준의 조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푸르덴셜투자증권이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내년에도 대내외 신용위기가 지속되면서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기업 이익의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올라봐야 1350선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800선으로 추락할 수도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유동성의 힘으로 1400선까지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가 전망은 참고만=지난해 말과 올 초, 2008년 주가를 전망한 증권사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000선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연초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상승 추세를 이어 다시 2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을 2450포인트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망을 전적으로 믿기보다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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