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브이세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삼층으로 들어선 니키 마우마우 단원들은 퀴퀴하고 구린 냄새에손으로 코들을 막았다.
“이거 무슨 냄새야.누가 교회였던 신성한 장소에 똥을 싸놓은거 아냐?” 단원들이 냄새의 출처를 찾기 위해 둘러보았다.아닌게 아니라 저 앞쪽 강대상이 놓였던 자리 근방에 아직도 물컹한기운이 느껴지는 대변이 한 덩어리 놓여 있었다.
“어느 놈이 신성한 교회에다가.” 기달이 언성을 높인 것은 교회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대변 덩어리가 이마을에 니키 마우마우단 이외의 침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기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놈이 아니라 년이야.” 엉뚱하게도 옥정이 헤벌쭉이 입을 벌리며 침과 함께 미소를 흘렸다.
“년?” “내가 쌌거든.” 단원들이 기가 찬 표정으로 옥정을쳐다보았다.
“왜 하필 이 교회에다가 쌌어?” “목사놈이 나를 덮쳤거든.
” “이 교회 목사가 너를 강간했단 말이야?” “이 교회 목사는 아니고 눈깔 네 개 가진 놈이.” “눈깔 네 개?” “안경을 썼으니까 눈깔이 네 개지.” “난 또 뭐라고.옥정이도 농담할 줄 아네.그러니까 안경 쓴 놈한테 네가 당했다 이거지?” 기달이 안경을 쓰고 있는 도철과 길세를 차례로 쳐다보았다.도철이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며 볼멘 소리를 내었다.
“안경 낀 목사한테 당했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요즘 목사들 문제 많어.근데 말이야,장로교와 감리교가 뭐가 다른 거야?우리가 볼 때는 그놈이 그놈인데 말이야.” 용태가 안경을 쓰고있지 않은 사실로 인하여 우쭐거리며 또 대명에게 물었다.
“난 잘 몰라.창시자들이 달라서 그렇겠지.들은 얘기로는 장로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들만이 회개를 할 수 있다고 그러고,감리교는 회개를 해야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그런대.” “무슨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구먼.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 식이군.” “아무튼 여기 삼층 교회 목사는 이층 교회보다 천당에 더 가까워서 그런지 프리미엄 받고 교회 팔아먹는 짓은 하지 않았어.” 글 조성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