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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노래 솜씨도 뽐내고 어학연수 기회도 얻어 기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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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대학생들에 의한, 대학생들을 위한 중국문화축제로 자리잡은 '제7회 전국대학중국어가요제'가 지난 14일 국민대 예술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국민대학교 중국학과가 주최하고 중국대사관, 한중친선협회가 후원한 이날 가요제에서 경희대 국문학과 4학년에 다니는 방수진 양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6주간 중국어학연수 기회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날 본선 경연에는 예선에 참가했던 55개 팀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12개 팀이 무대에 올라 넘치는 끼와 중국노래 실력을 마음껏 뽑냈다.


▲가요제가 끝난 후 수상자들와 참여자들이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성우 국민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상하이 임시정부 요인들이 설립한 국민대에서 2002년 한중수교 10주년 기념으로 시작된 전국 대학 중국어 가요제가 벌써 일곱 번째 열리게 됐다”며 “이 행사가 한중친선우호의 가교를 더욱 튼튼히 하는 행사로 자리잡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은 "14억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이웃한 것은 한국에게 큰 복”이라며 “대학생들이 중국을 잘 이해하고 중국과 더 친해져서, 지리적 잇점을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해 중국과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재중 교포사회에서 시작된 겸따마다(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기) 운동에 대학생들도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청융화(程永華) 신임 주한중국대사는 교육담당 류보(劉渤) 서기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올해는 양국 최고 지도자가 상호 방문을 성사시켰고, 중한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뜻 깊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어가요제의 원만한 성공을 축원하며 “언어는 교류의 유대이며, 문화는 우의의 교량”이므로 중국과 한국이 언어 교육 방면에서의 풍성한 교류협력을 통해 양국 우호의 기반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가요제는 컬트삼총사 출신 개그맨 정성한씨가 사회를 맡았다. 1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요제 사회를 맡고 있는 정씨는 능숙한 진행 솜씨와 입담으로 공연장을 메운 500여 명의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첫 무대는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백석대 이나영 양이 장식했다. 이 양은 뛰어난 가창실력으로 장후이메이(張惠妹)의 발라드곡 ‘知道’를 부른 뒤 참가자들의 파이팅을 기원했다. 이어 1번 참가자인 부산 경성대 3학년 재학생 안덕근 군이 중국 연수시절 중국어가요제 참석해 1위를 차지했던 노래 솜씨를 뽐내자 중국어가요제는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번 참가자인 숙명여대 박혜영, 옥지혜 양은 중국어가요제 사상 처음으로 컨트리 노래를 선보였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청바지에 부츠를 신고 무대에 올라 발랄한 율동과 함께 저우제룬(周杰倫)의 노래 ‘牛仔忙‘를 불렀다. 이어 후드티와 짧은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라 깜찍한 안무와 눈웃음과 함께 코코리의 ‘好心情’을 부른 연세대 중문과 류정희 양은 관중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인기상을 수상했다.

재작년 5회 대회에 출연했던 경희대 국문과 4학년 방수진 양은 지난해 중국 연수까지 다녀오는 맹훈련 끝에 재도전해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방수진 양은 지난해 9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창고大개방’이란 시로 당선된 경력이 있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이 장래 꿈인 문학소녀다.


▲경희대 국문과 방수진 양이 영예의 대상과 부상을 받고있다.

1부와 2부 사이에는 중국유학생인 소곤 양과 김예나 양이 펼친 고쟁 연주와 전통 춤 공연이 이어졌다. 7번 참가자인 명지대 영문과 이진석 군은 6개월 전에 갑자기 중국의 매력에 빠져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재주꾼이다. 키보드를 직접 연주하며 장후이메이의 노래 ‘聽海’를 부른 뒤 장기로 군대 시절 직접 작곡한 연주곡 ‘회상’을 여자 후배의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선보였다. 이 군은 4주간의 중국 어학연수를 지원해 주는 금상인 중국대사상을 받았다.

중국에서 8년을 살았다는 연세대 외국어문학부와 이화여대 약학과에 다니는 정혜연, 정혜림 자매는 중국 최신 히트곡 S.H.E의 ‘우주소녀’를 불러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국민대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한 중문과 4학년 이수인 양은 붉은색 치파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애저린 곡조로 량징루(梁靜茹)의 ’可惜不是爾’를 불렀다. 이 양은 노래에 이어 섹시한 댄스 의상으로 갈아 입고 자신의 특기인 스포츠 댄스를 선보여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 양은 동상과 함께 베이징 왕복 항공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국민대 중문과 4학년 이수인 양이 장기자랑으로 펼친 스포츠 댄스 모습.

마지막 12번 참가자 한양대 중국학부 신수용 군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리밍의 ‘心在跳’를 불러 4박5일 중국문화체험 기회를 주는 은상인 한중친선협회장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민대 중국학부 1학년 학생들과 중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함께 원더걸스의 ‘노바디’ 안무와 율동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가요제를 총괄 지도한 은종학 중국학과 교수는 한 달 이상 행사 준비에 애를 쓴 중국학과 학생들의 자기희생에 감사한다면서 “우호친선이란 항상 주판알을 튀기기 보다는 먼저 한번 쏟아주고 볼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 교수는 이어 “특히 올해 가요제에는 중문과 외에 다른 학과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던 점이 특징”이라며 "앞으로 가요제가 학생들의 실질적인 중국어 실력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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