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계산업 美.日에 10년 낙후-산업은행 '한국산업'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우리 경제가 기술개발투자의 부진으로 80년대 후반 이후 기술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28개 주력산업의 구조변화를 중점조사해 8일 발표한 96년판.한국의 산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5년정도 뒤지고 있다.
기계산업의 경우 미국.일본에 10년이상 낙후돼 있고,석유화학.철강.자동차.반도체.섬유등 다른 주력산업도 5년가량의 격차를보이고 있다.전자와 조선은 각각 6년과 3년이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큰 폭의 기술격차는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켜 높은 수출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외화가득률을 떨어뜨리고,설비투자를 늘리려면 외제 기계.장비등 자본재 수입증가를 초래해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악순한의 원인을 연구개발투자가 저조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관계예산은 18억3천7백만달러(94년)로총예산의 1.96%를 차지,미국의 36분의 1,일본의 13분의1,프랑스의 8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그 결과 설비국산화율은 반도체산업 15%,자동차 50%,철강.석유 화학이 모두 60%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경공업 부문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94년 현재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한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43.2%에 불과하다.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는 그동안 지역간 균형발전과 국민생활편익을 위주로 한 주택.교육.교통에만 치중,상대적으로 산업시설인프라 부족을 초래했다.물류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년 현재 15.7%로 미국(10 .5%).일본(8.6%,93년)보다 훨씬 높다.
예컨대 항만하역능력은 80년 8천2백30만에서 94년 2조7천6백20만으로 3.4배 증가했으나 이 기간중 화물은 1조1천2백90만에서 5조8천7백40만으로 5.2배 늘어났다.
높아진 임금수준도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95년 현재 국내산업의 시간당 임금은 11.2% 올랐으나 노동생산성은 9.1%증가에 그쳐 후발개도국에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원활한 산업구조조정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따른 개방화.세계화로 2000년에는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이 두드러지고 무역구조의 질적 고도화가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