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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둡시다>반도체 BB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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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폭락을 거듭하자 세계 언론들은 앞다퉈.BB율(Book to Bill Ratio)비상'이라고 표현했다.반도체시장의 수급상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BB율은 주문량을 출하량으로 나눈 수치다.따라서 BB율이 1.0 이하로 내려가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는 의미로 가격폭락을 예고한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주력제품인 16메가D램 가격은 연초 40달러 선에서 시작된뒤 계속 내려가 연말에는 8달러까지 떨어졌다.이에따라 삼성.현대.LG등 국내 반도체3사는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6월부터 격주휴무제를 실시하는등 일제히 감산체제에 들어가야 했다.
세계 최대 비메모리반도체 생산국인 일본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던 수치가 바로 BB율이다.95년12월 1.12로 공급부족을 나타냈던BB율은 연초부터 1.0 이하로 내려가 3월에는 0.79까지 떨어져 공급과잉을 예고했다.이 수치는 10월에야 1.10으로 회복됐다.이 기간중 BB율 하락과 16메가D램 가격폭락은 상관성을 가졌다.
그러나 11월부터 문제가 생겼다.BB율은 1.0 이상으로 올라갔지만 16메가D램 가격은 10월 11~13달러에서 11월에는 오히려 8~9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수요가 공급보다 많은데도 제품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 다.
이에대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BB율이 북미시장에 한정된 통계며,메모리.비메모리등 전체 반도체 통계라는 두가지 한계 때문에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경기지표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전체 반도체의 북미시장 비율은 30 % 정도,메모리는 20%에 불과하다.
또 메모리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비메모리반도체의 BB율 수치도 좋지 않게 나타나는등 악영향을 받은 점도 BB율.퇴진'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이에따라 SIA는 최근 반도체시장 수급상황 지표를 2월부터.GBR( GlobalBilling Report.세계반도체출하량수치)'로 전환키로 했다.삼성전자는 GBR 수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단위가확인되지는 않았으나 한달간 전세계에서 판매된 반도체 매출액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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