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선수들 미국진출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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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도쿄=외신종합]일본 프로야구계에 미국진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지바 롯데 머린스의 에이스 이라부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계약금 2백50만달러로 입단 합의한데 이어 오릭스 블루 웨이브의 하세가와 시게요시등 각팀 에이스급 선수들이 미국 프로구단과 활발한 접촉을 벌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외인용병을 수입하기만 하던 일본이 오히려미국진출을 노리게 된 것은 95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노모 히데오의 성공사례가 커다란 계기가 됐다.
종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일본인은 64,65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몸 담았던 무라카미 마사노리뿐이었으나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미국야구는 60년 역사를 지녔다는 일본에도거대한 장벽이었다.
그러나 노모는 입단 첫해 폭포수 같은 포크볼을 주무기로 13승6패를 거둬 신인왕 타이틀을 따낸데 이어 96시즌에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작성하며 16승11패를 마크,다저스의 당당한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한껏 고무된 일본선수들은 너도나도 앞다퉈 미국진출을 요구하는사태가 터져나왔고 이를 만류하는 소속 구단들과 힘겨운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투수 구와타 마쓰미가 미국진출을 요청했으나 구단의 단호한 태도에 뜻이 꺾였다.
그러나 세이부 라이언스의 투수 마에다 가즈히로가 강력하게 이적을 요구한 끝에 96년 시즌 도중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고 이라부마저 양키스 입단이 확정됨에 따라 미국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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