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같은 눈 쌓이면 황소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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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리나라 지형특성상 북서풍이 불면 호남지방,북동풍이 불면 영동지방에 큰 눈을 뿌리는 것이 전형적인 폭설의 유형이다.
차가운 기류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향해 남하해오다 서해안의 따뜻한 바닷물과 만나 눈구름을 만든뒤 지리산에 부딪쳐 호남지방에 폭설을 뿌린다는 것이다.
또 오호츠크해의 차가운 기류가 북동풍을 타고 남진해오다 따뜻한 동해물과 만나 눈구름을 만든뒤 태백산맥에 부딪치면서 영동지방에 큰 눈을 뿌리는 것이 전형적인 폭설의 형태.
그러나 5~6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내린 폭설은 따뜻한 남서기류가 한반도에 들어선뒤 지리산.태백산맥 부근의 차가운 기류와 잇따라 부딪쳐 정체되면서 많은 눈을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쌓인 눈은 밀도는 0.1정도에 불과하지만 10㎜의 비가 눈으로 쌓인다면 10㎝가량이나 되는 셈.이번 속초에 내린 45㎝의 눈도 비로 환산하면 45㎜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눈은 비와 달리 흘러나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묵직하게 다져져 밀도도 평균 0.3(최고 0.4)까지 높아지게 된다. 결국 1㎝의 적설은 1평방에 3㎏의 무게나 되는 셈으로 17평넓이의 지붕에 50㎝의 눈이 쌓였다면 눈의 무게는 7.5이나 된다.몸무게가 75㎏인 성인 남자 1백명이 지붕위에 올라가 앉아있는 셈이다.
따라서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농가의 경우 눈이 내리고 있는 중이라고 빗자루를 들지 않으면 시설물 붕괴피해등을 보게 되는 것이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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