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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송년 오페레타 '박쥐'를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주역보다 조연의 활약이 돋보였고 막간의 볼거리에 치우쳐 정작진한 감동으로 남는 아리아가 제대로 없었다.지난해 12월30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이 오른 오페레타.박쥐'는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의 욕적으로 첫선을보인 공연.오페라의 본 고장에서 연말연시 프로그램으로 상연한지오래 됐고 슈트라우스의 왈츠선율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라 처음부터 기대가 컸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2막의 무도회 장면.극중 공연에서 슈퍼모델 오미란(이다역)이 사회를 맡았고.좋아 좋아'등을 부른일기예보와 그리크의.그대를 사랑해'.올드 랭 사인'등을 연주한트럼페티스트 이강일이 박수갈채를 받았다.3막에 서 간수 프로시역으로 출연한 개그맨 이홍렬의 익살도 공연의 지루함을 다소 덜어주었다.신문지를 덮고 자는 형무소장에게“언론에 깔려 신음하고있군”이라는 식의 너스레로 폭소를 자아냈다.
또 막간 로비에서는.박쥐'의 분위기에 맞는 볼룸댄스 시범공연이 펼쳐져 이벤트를 가미한 관객 서비스로는 만점이었다.
2막에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는게 서양에서도 오랜 관례지만 자칫하면 성악가들이 가수들 공연의 들러리처럼 돼버려.열린음악회'식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걱정도 생겼다.
.박쥐'는 주역가수에게 성악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레치타티보 대신 대사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극적인 기량이 요구되는 작품.테너 안형렬,소프라노 유미숙은 주역가수로서 음악적 흐름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러나 콜로라투라 아리아의 화려함이 돋보였던 아델레역의 소프라노 윤이나,알프레도역의 테너 김재형,오를로프스키역의 메조소프라노 장현주 등 신인을 발굴해낸 것은 이번 공연의 큰 성과였다.또 부천시향과 지휘자 박은성의 탄탄한 앙상블과 호흡도 왈츠 특유의 리듬을 잘 살려냈다.오페레타.박쥐'공연은 5일까지 계속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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