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첨단 전자정부 박차-외국의 사이버문명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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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베를린=한경환특파원]독일 수도의 베를린 이전을 앞두고 첨단정보통신시설 설치 준비가 한창이다.본의 연방정부와 의회등 주요기관들이 일시에 모두 베를린으로 이전할 수 없는 것이 고도의 정보통신기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연방정부의 경우 18개 부처중 10개만이 이전대상이다.일부 부처는 완전한 수도이전까지는 공간적으로 본과 베를린으로 나뉘어진 채 업무를 보게된다.
주요 서류의 결재나 회의참석을 위해 그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오가야 하는 것은 번거로울 뿐 아니라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마련이다.우편으로 결재서류나 회람문서를 발송한다 하더라도 비능률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이른바 폴리컴계획이다. 이 계획은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공간과 시차를 극복하는 프로그램이다.지난 94년부터 시작된 폴리컴계획은 수도 이전이 본격화되는 오는 2000년 이전까지는 완벽히 마무리돼야 한다.
독일국립정보처리연구소(GMD)와 폴크스바겐사의 시스 템하우스 GEDAS,그리고 본대학이 개발에 공동 참여하고 있는 이 계획은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서류의 전자전달과 비디오화상회의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류의 전자전달은 말그대로 종이로 문서가 오가는 것이 아니라컴퓨터 화면을 통해 각종 기안들이 제출.수정.결재되는 시스템이다.예를 들면 본에 남아 있는 하위직 공무원이 서류를 작성해 행정통신망에 올리면 베를린에서 근무하는 상관이 이를 열람해 일부 수정을 가한 뒤 결재하는 방식이다.물론 이 폴리컴통신망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ID카드가 필요하다.전자서명을 위한 특별 입력장치도 개발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초부터 본의 연방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등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슈베린시에 있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법무부와 본에 위치한 이 주의 공보관 사이,그리고 아우디자동차사의 잉골슈타트시 프로젝트 그룹 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사간에도 폴리콤망이 설치돼 있다.
비디오 화상회의는 의사결정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지역의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꺼번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되고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하다.폴리콤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서류의 결재와 회람과정에서 기밀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가 관건이다.자칫하면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과정이 사전에 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서명이라는 새로운 결재 방식에 대한 관련 법개정도 따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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