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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부 붕어빵 팔아 모은 1백만원 세밑 온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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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리 부부도 장애인이지만 붕어빵 장사라도 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을 위해 내놓은 우리부부의 조그마한 마음일 뿐입니다.” 장애인 부부가 노점상으로 푼푼이 모은 돈을 다른 장애인을 위해 써달라며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세밑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들은 전북남원시천거동160의17에 사는 소아마비 장애인윤영선(尹英善.39).척추장애인 이효순(李孝順.40)씨 부부.
尹씨는 세살때 열병 후유증으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2급 장애인이고,부인 李씨는 태어날 때부터 허리가 굽어 거 동이 약간 불편하고 궂은 날씨엔 온 몸이 쑤시는 통증을 앓는 6급 장애인이다. 尹씨 부부는 붕어빵과 쥐포등을 팔아 모은 돈 1백만원을 성탄전야인 지난 24일 남원시 장애인협회에“다른 장애인을 돕는데 써달라”며 내놓았다.
지난 89년부터 남원시천거동 광한루앞 주차장에서 노점상을 해온 尹씨 부부가 오전7시부터 오후9시까지 붕어빵등을 팔아 하루에 버는 돈은 평균 3만원.
월수입 90만원 가운데 60만원을 저축하고 30만원으로 2평짜리 사글셋방에서 할머니(85)를 모시고 어렵게 생활하는 尹씨부부는“2년후 그동안 부은 적금 2천5백만원을 타면 전세가게라도 얻어 열심히 일해 어렵게 사는 장애인들을 본 격적으로 도울생각”이라고 말했다.
尹씨 부부는 날마다 장사를 끝내고 팔다 남은 붕어빵등을 들고남원시 변두리에서 구멍가게를 하며 역시 어렵게 살고 있는 부모(59.58세)를 찾아가 보살피고 있어 효자부부로 소문나 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尹씨는 어려서부터 남원시로 나가 치과기공소 점원.시계수리공등을 하며 어렵게 생활했다.84년 고향 남원을 떠나 서울에서 잠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서울이 싫어서'몇달만에 다시 고향에 내려왔다.부인 李씨와는 85년 교회에서 처음 만나 3년간의 연애끝에 88년 결혼했다.
尹씨는“장애인들이 일반인에 비해 몸이 부자유스럽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만 마음은 누구보다도 밝다”며 편견없는 시선으로 장애인을 대해줄 것을 부탁했다.
〈남원=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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