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 휩쓰는 한국계 열풍-"腦內혁명" 하루야마도 2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계 2,3세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한국계의 진출은 미소라 히바리로 대표되는 연예계,야구선수 장훈의 스포츠,조치훈의 바둑등 주변 분야에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첨단기술.창작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1,2권을 합해 판매부수 5백만부를 넘어 일본 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전후 두번째의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뇌내(腦內)혁명'의 저자인 하루야마 시게요(春山茂雄.56)가 바로 한국계다.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66년 1월12일 양친 을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국적을 조선에서 일본으로 바꾸고 귀화한 한국계 2세로 밝혀졌다.
이 책에 자극받아 일본열도에는 거센 뇌 연구 태풍이 불었고 일본정부도 2010년까지 뇌 연구에 2조엔(약 14조원)이라는천문학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창의력을 중시하는 첨단 벤처기업에서 한국계의 활약은 눈부시다.
일본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이자 올해 디지털 위성방송 참여와대형 흡수합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방크의 손 마사요시와 함께 최근에는 또 다른 일본 유력 벤처기업인 아사히솔라의 임무지(林武志)사장도 한국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히솔라는 독창적인 영업전략과 기술개발로 건축업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시장점유율을 30%이상으로 끌어올린 중견기업. 일본 최대의 기업이자 합작투자에 극히 보수적인 도요타자동차도 林사장의 창의력과 기업가 정신을 높이 사 올해 2월 전격적으로 아사히솔라와 합작 벤처기업을 출범시켰다.
일본 벤처업계의 선두주자이자 한국계라는 공통점으로 孫씨와 林사장은 자주 골프를 치며 사업정보를 교환하는등 둘도 없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식때 일본 최첨단 전투기를 몰고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등 일본 요인들의 머리위를 날며 현란한 묘기를 보여 갈채를 받은 공군자위대 전투기 조종사도 귀화한 한국계 2세로 밝혀졌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라간 이들은 이미 일본 국적이나 한국계라는 사실이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 세계인”이라며“오히려 출신 배경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인물을 중용하기 시작한 일본의 변화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번 페루 인질사건에 휘말렸던 이명호(李明鎬)씨의 경우도 일본어.영어.스페인어.한국어에 능통,미쓰비시상사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돼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