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害惡 홍보소홀로 폐암-佛담배회사,피해가족 소송에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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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는.담배천국'이라고 불린다.
경찰이 버티고 서있는 길거리 위에다 꽁초를 마구 버려도 전혀제재가 없다.프랑스 카페의 전형은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바닥에는꽁초가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이다.
금연표지가 버젓이 걸려있는 공항이나 극장의 실내에서도 흡연은자유롭다.세계보건기구(WHO)는 프랑스 남성중 40%,여성중 28%가 흡연하고 있으며 10대 후반과 20대의 젊은층에서도 무려 40%가 흡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소송이 지난달 법원에 제기됐으나 .이유없다'며 간단히 각하될 정도다.
이처럼 담배에 관한한 관대한 프랑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담배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돼 큰 사회적 관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35세의 나이로 지난 10월 요절한 수잔 베르제(여)의 가족은 최근 프랑스담배공사 세이타(SEITA )를 상대로1억8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3세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베르제는 세이타의 골루아즈라는 담배를 하루 30개비씩 피우다 폐암에 걸려 사망했다.가족들은 담배의 위험을 충분히 공지하지 않은 담배회사의 태만이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전국흡연반대협회는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린 애연가들에게 담배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걸도록 권유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한편 담배회사측은“과도한 흡연으로 인한 폐암은 개인의 책임”이라며“시속 2백50㎞로 달려 자살하거나 과속한다고 자동차 회사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응수하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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