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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2008 경기도 중등 논술능력평가’ 수상자의 논술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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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도내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2008 경기도 중등 논술능력평가’ 대회를 치렀다. 541개 중학교에서 48만7000여 명, 369개 고교에서 43만5000여 명이 각각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우상(수성고 2·고교 인문사회 부문)군과 원도연(안양외고 2·수리과학 부문)양을 만나 ‘논술공부법’을 들어봤다.


“논술은 개요 짜기가 핵심”
 “논술문은 하나의 건축물과 같아요. 골조 공사가 엉성하면 안 되잖아요. 논술의 뼈대를 잘 구성해야 좋은 논술문을 쓸 수 있어요. 특히 개요 짜기가 핵심이죠.”

정군은 “개요에 조사와 어미만 붙여도 한 편의 글이 완성되도록 서론-본론-결론을 상세하게 쓴다”며 “주장만 나열하지 않고 논거를 뒷받침하는 사례와 예상 반론, 나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한다”고 말했다. 정군은 논술문 작성에 2시간이 주어지면 제시문을 읽고 논제를 파악하는 데 10분, 개요 짜기에 40분을 투자한다. 제시문 옆에는 단락별로 키워드(Keyword)를 쓴다. “반복되는 단어를 쓰거나 핵심 단어를 쓴 후 본격적으로 논술문을 쓴 후 퇴고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군은 “학교 논술교육에서 기초체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논술특성화고인 수성고는 『토론으로 여는 통합논술』 시리즈로 수업을 하고 논술 특강도 연중 운영한다.

정군은 ‘토론이 된다, 논술이 된다’ 강좌를 듣고 인문심화논술반에서 토론교육도 받았다. 정군은 “토론을 잘해야 논술 우등생이 될 수 있다”며 “문학, 사회 수업 때 특히 주제 토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매일 밤 11시까지 야간자습을 하느라 책 읽을 짬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정군은 “학년별 추천도서는 반드시 챙겨 읽는다”며 “논술문을 잘 쓰려면 다작(多作)이 최선”이라며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가끔 친구들의 논술문을 보면 화려한 미사여구로 산만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주제에도 맞지 않는 유명 학자들의 이론을 인용해 쓰더라고요. 논점에서 벗어나지 않은 논술문이 가장 잘 쓴 글 아닌가요?”

“영상매체로 기초체력 다져” 원양은 “수리·과학 논술을 잘 쓰려면 배경지식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양은 평소 영화와 과학다큐멘터리를 즐겨 본다. 이번 대회 논제를 풀 때도 영화 ‘불편한 진실’에서 얻은 환경 관련 지식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불편한 진실’에는 지구온난화가 지구 환경에 얼마나 위험하고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잘 드러나 있다”는 게 원양의 얘기다.

원양은 교사 논술동아리 ‘독(讀)’에서 개설한 강좌를 많이 들었다. ‘수리논술’ ‘수학으로 말하기·쓰기’ 강좌를 들으며 기본기를 다졌다. 또 교사들이 만든 『상상저널』을 친구들과 함께 읽으며 열심히 토론했다.

원양은 “과학논술에선 군더더기 있는 문장보다 뚜렷한 근거를 댄 논술이 고득점을 받는다”며 “평소 일간지를 열독하며 논리력과 명료한 문체를 배웠다”고 말했다. “자연계 논술문을 쓸 때 표현력이 부족한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길고 모호한 문체를 쓰기도 하고요. 과학논술에선 근거가 가장 중요해요.”

원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신문 스크랩북을 해 왔다. 스크랩북에는 신문을 오려 붙인 후 기사 요약문을 쓰고 나의 의견, 모르는 단어의 뜻을 썼다. “신문이 논술의 보물창고”라는 게 원양의 얘기다.

안양·수원=박길자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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