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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다이애나 이혼 英왕실 권위 추락-96년 세계 스캔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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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도 지구촌에서는 각국의 저명인사들을 둘러싼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이었다.그중에서도 각국 매스컴들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최대의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찰스.다이애나 영국왕세자 부부의 이혼이다.
.세기의 결혼'으로 일컬어지던 두사람의 결합은 잠깐의 밀월뿐,결혼기간중 숱한 스캔들을 뿌리더니 14년만인 올 3월 결국 파경(破鏡)으로 끝을 맺었다.
세기적 이혼의 수혜자(?)는 역시 다이애나다.그녀는 이혼 대가로 2천2백50만달러(약 1백90억원)라는 막대한 위자료를 받았다. .Princess of Wales(왕세자비)'칭호도 그대로 유지되며 현재 거처하고 있는 켄싱턴궁에서 전액 국고부담으로 계속 살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말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 왕실승마코치와 혼외정사를 벌였다고 고백했지만 비난보다 동정의 눈길이 더욱 많았다..화려한 남성편력'을 과시했던 서른네살의 이혼녀에게 수절을 기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만큼 재혼은 물론 보 다 자유스런사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큰 혜택이다.
찰스의 경우 이혼에도 불구하고 왕위를 계승하는데 문제는 없어보이지만 애인 카밀라 볼스와의 재혼은 어려울 것같다.
영국왕실 혼사에 입김이 강한 성공회측이“이혼한 국왕은 몰라도재혼한 국왕은 곤란하다”며 강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도버해협 하나를 사이에 둔 프랑스에서도 공인의 이성문제와 관련된 스캔들이 벌어졌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1월초 타계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의 장례식에 미테랑의 숨겨진 애인 안 팽조와 둘사이에 혼외정사로 낳은 딸 마자린이 정실부인 다니엘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것.
공인에게 청교도적 순결을 강요하며 법석을 떤 영국과는 달리 프랑스 언론은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담담한 태도를 취했다.국민들도 남편 장례식에 정부(情婦)의 참석을 허용한 다니엘의관용에 찬사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지난 8월 벨기에에서는 6명의 여자 어린이를 납치,성폭행한뒤그중 4명을 무참히 살해한 엽기적인 아동유괴살인사건이 발생,벨기에는 물론 전유럽을 경악시켰다.
게다가 사건수사 과정에서 엘리오 디 루포 부총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 12명이 아동매춘에 관련된 사실까지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뒤트루 사건의 담당재판관 콘로트 판사가 그 명단을 폭로할 계획이 알려진 직후 재판권을 박탈당하자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30만명이라는 사상최대의 인파가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96년은 세계 각국에서 각종 선거가 이어진 만큼 선거와관련된 정치스캔들이 꼬리를 물었지만 미국처럼 스캔들로 얼룩진 곳도 없었다.
새해벽두부터 힐러리가 백악관 여행담당직원들의 대량해고와 관련된.트래블 게이트'와.육아책 대필'등 스캔들을 양산해내더니 급기야 8월에는 클린턴의 선거전략고문 딕 모리스가 매춘부와의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다.
온갖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봅 도울 공화당후보에 대한 리드를 지켜나가던 클린턴은 선거전 막바지인 10월 터져나온 인도네시아재벌 리포그룹등 아시아계 기업으로부터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불법헌금 스캔들'로 다시한번 곤욕을 치러야했다.
인도에서도 4월총선을 앞두고 정치인과 관료 1백15명이 연루된 메가톤급 뇌물 스캔들이 정국을 강타,장관 3명을 포함한 17명의 현직관료가 사임하고 결국엔 라오 총리까지 물러나는 사태로 이어졌다.
프랑스의 시사주간 렉스프레스는 10월말 샤를 에르뉘 전국방장관(81~85년)이 동구공산권 정보기관의 첩자 노릇을 했다는.
스파이 스캔들'을 보도,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장관급 고위공직자가 스파이였다는 사실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배신감을 안겨주었지만 유가족들은 이에 불복,렉스프레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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