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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유작 이달말께 나와-사망1주기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고 김광석이.부치지 않은 편지'를 보내왔다.발신지는 서울송파구신천동의 한 녹음실.편지의 발신일자는 95년1월 어느날.그러니까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일년전쯤이다.
당시 그는 가수겸 시인 백창우와 함께.노래로 만나는 시'를 제작하던 중이었다.음반 제목처럼 시에 곡을 붙인 대중가요를 여러 가수들이 나눠 부르는 음반.김광석은 정호승 시.백창우 작곡의.부치지 않은 편지'와 백창우가 자작시에 곡을 붙인.어머니'등 두 곡을 부르기로 하고 녹음을 미리 해 두었다.이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부른.어머니'는 마스터 테이프에서 지워졌고.부치지 않은 편지'가 지금까지 보관돼 왔던 것.뜻하지 않은 죽음으로 결국 김광석의 유일한 유작이 된.부치지 않은 편지'는 그의 1주기를 앞두고 이달말께 시중에 나온다.생전의 그와 절친했던 동료가수들이 김광석의 음악을 기리는 마음으로 그가발표한 곡,또는 그가 즐겨 부르던 노래를 나눠 부른 추모음반.
가객'에 수록돼 나오게 된 것.나머지 트랙은 김현성의.이등병의편지',노래마을의.나의 노래',안치환의.겨울새',윤도현의.광야에서'등과 백창우의 자작곡들이다.
포크와 발라드,두가지 형식으로 서로 다르게 편곡된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에는 그의 청명한 목소리가 그대로 살아 있다.그런데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저절로 비장한 느낌을 갖게 된다.그것은.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언 강 바람속으로 무덤도 없이/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로 이어지는 원작 시가 갖는 무게에서 비롯된 것일까.아니면 이 곡이 다시는 새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한 가객의 마지막작품이란 사실 때문일까.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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