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컷>MBC '미망' 체시라 양장 고증 안거쳐 어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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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MBC시대극.미망'에서 태임으로 등장하는 채시라가 최근 용인민속촌 촬영장에 19세기말 서양 귀부인 복장(사진)을 하고 나타났다. 기와지붕과 흙담을 배경으로 분홍빛 똬리같은 것에 깃털을 단 모자에 고풍스런 투피스로 화려하게 치장한 그녀를 본 한영국인 관광객은“서양 풍속 옷이라지만 실제로는 나도 처음 본다”며 재미있어 했다.
채시라 자신은“극중에서 입어본 민속 옷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착용감을 들려줬다.
채시라의 양장모습은 정절을 잃은 태임어머니로부터 태임을 떼어놓으려는 할아버지 전처만(최불암)에게 떼밀려 서울유학을 마치고돌아오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했다.
아무튼 채시라의 차림은 19세기말 조선에 온 서양여성이 과연이런 옷차림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고증에 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극본을 쓰고 있는 임충씨는“원작(박완서作)에는 태임의 옷차림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다”며“의상담당자에게 당시 양장을 갖춰보라고 했다”고 말했다.이에 의상담당자는 당시 서양풍속 사진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적당히 상상력이 동원됐음 은 물론이다. 시대극이나 사극의 출발점은 고증이다.태임 모자의 경우 서양의 것이라 애교로 봐준다 해도 KBS의.용의 눈물'은 사정이 다르다.첫 회에 나간 한여름의 위화도회군 장면에서 이성계등이 두꺼운 털갑옷을 입고 나왔는데 상식인의 눈으로 봐도 전문가의 고증을 거쳤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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