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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정선 민둥산-산세 완만 가족 산행에 제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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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국내에는 민둥산이 두 곳 있다.경기도포천군이동면에 있는 민둥산(1천23)과 강원도정선군남면에 있는 민둥산(1천1백19)은정상 부근에 나무 한 그루 없는 벌거숭이 산이다.특히 정선 민둥산을 밤중에 오르면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황량 함이 느껴진다.차가운 북풍에 서걱서걱 울어대는 억새의 노래가 무소르크스키의.민둥산의 하룻밤'(관현악곡)을 연상케 한다.그렇지만 민둥산을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다른 산에서는 맛볼 수 없는 산행의 재미가 넘치는 곳이다.
민둥산 정상을 중심으로 수십만평에 달하는 주능선 일원에는 온통 키를 넘는 억새밭으로 뒤덮여 있다.민둥산행은 단풍이 지고 억새가 활짝 피는 10월말에서 11월초가 적기지만 적설기(積雪期) 산행지로도 손색 없다.
해발 6백에서 산행이 시작돼 어렵지 않고 기차여행의 묘미도 맛볼 수 있다.정상에서는 눈밭을 미끄럼타고 내려오는 즐거움이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은 정상에서 동쪽의 거대한 함몰지대와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역으로 되돌아 간다.정상에서 증산역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린다.그러나 삼내약수로 향하는 능선종주코스는 사람의 발길이 뜸해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또한 8 08봉을 돌아서면 풍경은 완전히 바뀌어 눈에 덮인 울창한 송림이 다가온다.오름실마을에서는 한적한 강원도 산골의 모습을 감상할 수있다. 태백선 증산역에서 바라보면 멀리 북쪽으로 갈색의 봉긋한민둥산이 보인다.동남천변을 따라 1.5㎞쯤 걸으면 민둥산 오름길목에 다다른다.오른편 무릉교를 건너 정선선 철로와 나란히 난도로를 10분쯤 가면 오른편에 철길 아래로 뚫린 길 로 들어서게 된다.왼쪽 통나무다리를 건너면 산행이 시작된다.
약 50분 오르면 임도(林道)와 만나게 된다.임도를 따라가지말고 가로질러 40분정도 오르면 민둥산 정상에 닿는다.정상에서뒤돌아 보면 증산역이 발밑으로 내려다 보이고 역 뒤편에는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강원도정선군남면문곡리.1천 4백66)이 손짓한다. 하산길은 북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반대편 808봉을끼고 능선종주를 하면 삼내약수로 연결된다.삼내약수 앞에서 왼편임도는 오름실마을을 거쳐 동막골까지 이어진다.약수 앞에서 오른편으로 내려가는 길은 고병골을 거쳐 유평리로 이어지는 데 계곡이 얼어붙어 겨울철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동막골에서 정선~별어곡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429호선을 따라 20여분 걸으면 별어곡역(본지 11월19일자 45면.추억으로 가는 간이역'참조)에 다다른다.산행은 총 6시간정도 소요된다. ▶교통편=서울청량리(02-962-7788)~증산역간 태백선이 하루 5회 운행된다.별어곡역에서는 하루 5회 운행되는 정선선을 타고 증산역에 온 후 태백선을 이용해 청량리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선=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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