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정보,주문대로 뽑아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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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도원컨설팅에 근무하는 이익상(31)씨의 직함은 정보검색사.그는 요즘 국내외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무선호출방식을 이용한차량도난 방지'관련 국내외 특허출원기록을 열심히 찾고 있다.
한 특허법률사무소에서 소송사건에 연루된 제소자의 특허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특허출원건이 이전에 있었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컴퓨터 하나로 해외 상용데이터베이스,인터넷과 국내 특허청자료등을 넘나들며 고객이 요구하는 정보를 1주일만에 전부 찾아냈다.李씨는 이 일로 50만원의.정보검색비'를 받았다.
최근들어 李씨처럼.주문형 정보 맞춤'(Customized Information System)으로 돈을 버는 개인및 기업이성업중이다.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했으나 요즘은 정보가 오히려 홍수를 이루다 보니 꼭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 워지고 이에따라 특정정보를 찾아달라는 주문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업체만 해도 李씨가 근무하는 도원컨설팅을 비롯해 문컨설팅.장미디어인터액티브.인텔정보서비스.인포메이트등 10여곳이나 되며 개인 자격으로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도 2백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산성본부는 그동안 양성한 정보검색사들로 내년 1월 기계.전자.법률.항공.환경등 20개 전문주제를 다루는 정보서비스기관인 IIP(Independent Information Provider)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생산성본부는 내년에 전문정보사 자격시험을 세차례 실시,전문검색사 자격증도 부여할 방침이다.
이처럼 정보검색업체가 활성화되면서 일손이 편해진 곳은 특히 정보전의 최일선에 서있는 기업들.
어느 대기업의 상품개발팀은 한달 70만원을 주고 이들 회사에신상품관련 맞춤정보를 의뢰한뒤 매일 계속됐던 야근을 없앴다.
1주일에 두번씩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따끈따끈한 정보가 번역까지 돼 들어오니 더이상 야근이 필요없었던 것이다.
최근들어서는 정보검색회사들도 전문분야에 따라 특화되는 현상이나타나고 있다.
도원컨설팅의 경우 특허관련 일을,문컨설팅은 해외시장정보가 전문이다.인텔정보서비스는 해외논문이 전공이어서 석.박사 학위논문을 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또 질환정보클럽의 경우 간질환.편두통.스트레스.성인병.치매증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소비자들에게 해당 질환에 대한 최근 국내외 의학정보를 주기적으로 보내주고 있다.
정보산업이 특히 발달한 미국의 경우 10년전부터 맞춤형 정보검색산업이 시작돼 현재 약 2천개 업체가 성업중이다.재택근무 개인업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문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는 전병문 대표는“세계화.정보화시대에 정보검색산업은 국가 생존전략차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면서“개인이나 단체가 저마다 정보를 헌팅하기 위해 시간을 쏟아붓는 국가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 맞춤정보산업을 적극 육성해 야 한다”고말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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