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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디젤車 연료로 거뜬-전북대 오영택교수 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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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가족과 함께 지프를 몰고 오지로 캠핑을 떠났다.그러나 그만 여행도중 기름이 떨어지고 말았다.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서 차를 꼭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치자.
차를 굴러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혹시 이런 때 배낭속에 식용유라도 한병 있다면 몇 ㎞쯤은 차를 움직일 수 있다.
물론 디젤기관이 장착된 차라야 가능하다.또 엔진이 다소 손상될각오를 해야만 할 것이다.
식물의 기름을 차량연료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통 식물기름은 물론 폐식용유까지도 적당한 처리를 할 경우 훌륭한 자동차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끌고 있다.
전북대 오영택(吳永澤.기계공학과)교수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화학처리한 폐식용유를 연료삼아 디젤기관을 돌릴 경우 기존의 경유와 비슷한 에너지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물론 화학처리없이 사용하는 식물기름보다 효율도 좋고 엔 진에 큰 손상도 없다.
吳교수팀은 폐식용유를 알콜과 6대4 정도의 비율로 혼합한후 약간의 촉매제를 첨가해 정제한 결과 소형지프로 ℓ당 12~13㎞를 달릴 수 있는.폐식용유 연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구팀은 올해초 한 자동차사로부터 기증받은 지프의 연료로 자체 정제한 폐식용유를 사용해오고 있다.이 지프는 엔진을 비롯한 차량부품을 일절 개조하지 않고 다만 연료만 폐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관상 동종의 지프와 전혀 다르지 않다.
특히 이 폐식용유 연료는 매연 배출은 오히려 적은 장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같은 부피를 기준으로 할 경우 폐식용유 연료가 일반 경유보다 10%가량 산소함량이 높아 연소가 더잘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그러나 폐식용유 연료는 질소산화물()배출이 경유보다 다소 많고 소음이 큰 것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국내의 경우 라면.과자공장등에서 면류(麵類)를 튀기고 난 폐식용유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산화(酸化)정도가 심해 동물의 사료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폐식용유중 일부 성분이 발암원인이 된다는 등의 논란도 있 다.
吳교수는“디젤차 연료로 폐식용유를 활용할 경우 이같은 논란을줄일 수 있는데다 공해물질 배출도 적어 여러모로 효과가 있다”며“폐식용유 연료가 화석에너지에 대한 보조에너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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