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예탁증서 발행 내년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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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중소기업의 상업어음 할인에 쓸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들이 추진해 온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발행이 국내증시 침체로 난항을겪음에 따라 남은 발행일정이 모두 내년으로 연기됐다.
또 내년 상반기 중에도 현재 계획된 발행물량 외에 추가적 DR발행은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
재정경제원 김병기(金炳基) 국제금융담당관은 9일“국내 주식시장 침체와 한국 금융기관의 잇단 DR발행 계획이 알려지면서 외국투자자들이 한국물 인수를 기피해 은행들의 DR발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연내로 계획됐으나 아직 시행치 못한 DR발행은 내년 상반기로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상업은행 DR발행은 내년 1월 하순으로,보람은행(7천만달러)은 내년 2월,한일은행(1억5천만달러)은 내년 3월,장기신용은행(2억달러)은 내년 2분기 중으로 발행일정이 각각 조정됐다.
은행의 DR발행은 정부가 지난 5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12억달러 규모를 허용한데 따라 추진돼 왔다.
현재 당초 예정대로 DR를 발행한 기관은 국민은행(3억달러.
프리미엄 28%)뿐이고 조흥은행은 2억5천만달러를 계획했다가 1억8천만달러밖에 발행하지 못했으며 하나은행도 8천만달러를 발행하려 했으나 7천3백만달러를 조달하는데 그쳤다.
한편 재경원은 일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해외 DR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DR발행이 급해 올해 연기된 발행물량 이외에 내년 상반기 중에는 추가적 DR발행을 허용치 않을 방침이다.해외DR란 국내기업 발행 주식에 대한 일종의권리증으로 국내기업에는 증자 효과가 있고 외국인에게는 국내주식에 대한 간접투자 수단이 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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