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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책>"바람꽃" 허련순 著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중국교포(조선족)를 상대로 한 사기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중국교포를 진정한 동포애로 끌어안아야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이 작품은 지난해 중국의 헤이룽장(黑龍江)신문사 신춘문예 당선작이 다.현지에서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소설의 소재까지 되었을까 하는 충격이 먼저 앞선다.옌지(延吉)태생인 작가 허련순은 이미 지난 91년 작품집.사내많은 여인'을 통해 국내문단에 얼굴이 익은 인물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조선족들은 그래도 행복하게 한국땅을 밟은사람들이다.그러나.조국'에서 한몫 잡겠다는 그들의 꿈은 도착순간부터 산산이 깨지고 만다.신문기자를 때려치우고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유골을 안고 한국땅을 밟은 홍지하에게는 친구 최인규의중상소식이 기다린다.회사측에서 본인과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규의진료비 지급을 거부하자 인규의 부인은 병원비를 대기 위해 사장의 씨받이로 들어간다.불법체류라는 신분상의 약점을 이용한 조선족의 노동착취.여성 농락등 우리 사회의 치부가 생생히 드러난다. <범우사.3백75쪽.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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