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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北 전학철씨가 밝힌 중국內 對南공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홍콩=유상철 특파원]북한의 반탐 조직원으로 활동해왔던 전학철씨가 밝힌 내용들은 가위 충격적이다.
왜 한국인들에 대한 테러가 자행되며 또 어떤 한국사람들이 그대상이 되는지,어떤 테러방법을 사용하는지등 놀랄만한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북한이 중국에서 운영중인 불법 정보조직의 일부 체계가 밝혀지고 북한 정보원들이 겪고 있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도 드러나는등 중국내 북한의 정보조직에 적지 않은 타격도 예상되고 있다. 全씨에 따르면 1년 3백65일동안 쉬는 날이 없는 북한의 대남사업이란 ▶한국신분증을 갖고 한국에서 움직이는 간첩들의활동▶특별목적을 띠고 한국에 침투된 특공대의 활동▶해외에서의 도청.첩보수집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全씨는 안승운 목사의 납치사건과 관련,안목사가 서울에서 중국행 항공기를 탑승할 때 이미 서울에 있는 대남(북한의 대남사업종사자들을 총칭)으로부터 평양당국이 연락을 받았으며 한국내 학생시위 사진도 이들 서울의 대남들에 의해 입수된 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중시하는 한국내 ▶노동자 파업.학생시위▶경찰의 시민구타▶야당정치인의 대통령.여당비방▶한국기업의 해외진출 동향등과 같은 소식들은 북한 정보원들이 앞다퉈 입수,보고하려는 충성경쟁의 대상이다.
全씨는 한국사람이 북한을 단순 비방했다고 해 테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주요 문건이나 비밀자료 관련자▶북한의 조작사건에 휘말려 있는 한국인▶중국 동북3성의 선교사들이 주요테러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테러는 ▶다쳐놓는다(죽인다)▶납치한다등 두가지가 많이 쓰이는데 납치의 경우 안목사 사건에서 보여지듯 대부분 의거입북으로 꾸미며 살해할 경우는 조선족등을 이용한 폭행,또는 독극물을 쓴다는 것이다.
북한에선 독극물을 보통 풀약이라고 부르며 풀약 개발과 관련해선 이승기 박사가 유명하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은 화학무기가 상당히 발전돼 있는데 이같은 화학무기를 제대로 수출할 수 없어 외화난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와같은 한국인들에 대한 테러외에 중국내에서 한국은물론 미국.일본대사관등에 대한 도청작업에 북한 정보조직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작업은 외교부 공작단에서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全씨는 북한 정보원들의 공작은 매우 세분화돼 있어 중국 어디에서 언제까지 어떤 사람을 인수해오라는 식의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임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며 그 이상의 일은 매일 열리는 생활총화시간에 알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각지에 방대한 독립된 정보조직을 갖추고 있는 북한은 선양(瀋陽)의 경우 김성일(43)이 최고 책임자로 나와 있으며 金은 현재 북한 해외교포 통일산하부 과장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중국 파견전 함경남도단천시 당조직부 부부장으로 일한 金은 북한의 정보원들 사이에선 김정일의 직접 밀사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 와서는 마약거래.자동차 밀수등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全씨는 또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삼지연호는 부장→부부장→과장→지도원→직원의 조직체계를 갖추고 활동해 왔으며 최근 본 업무는 제쳐두고 식량을 구하는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최근엔 이같은 식량확보외에 북한 정보원들에게도 외화벌이를 독려하는 압력이 가중돼 일본등 외국 정보기관에 돈을 받고 북한정보를 팔아먹는 동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全씨는 밝혔다.
하급 정보원들의 경우엔 자신의 할당량 말고 상급자의 할당량까지 채우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어 북한의 정보조직체계를 갉아먹는 커다란 암적 존재로 지적된다는 것이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내 여러 한국식당에서도 식사했으나 가격이 워낙 비싸 간단한 음식밖에 주문할 수 없었으며 이를 눈치챈 식당주인이 자신들이 돈 없는 북한사람인줄 미리 알고 식대를일부러 싸게받는 바람에 무척 창피했었다고 토로하 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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