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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감시 민간단체-CPI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돈으로 대통령 사기'는 지난 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출간돼 주목을 끈 책이다.
각당 후보로 나선 이들의 재산과 정치헌금 수수 현황,이익단체들과의 연계등을 소상히 밝혀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는데 기여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관리들'이란 보고서도 유명하다.74년 이래 행정부에서 통상 업무를 담당했던 고위 관리들중 47%가 정부를 떠난 후 한때 협상 상대였던 외국 정부나 기업을 대변하는로비스트로 변신했음을 낱낱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사선(射線)에서'는 미국의 그라나다 침공부터 걸프전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전쟁 보도가 당국에 의해 어떻게 통제되었는가를 폭로한 서적으로 역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미국정부와 공직자들의 이같은 문제를 파헤친 책이나 보고서를 낸 단체는 CPI(Center for Public Integrity).이름 그대로 공인(公人)의 정직성을 감시.유도하는 단체다. 이 단체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를 집중 분석해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판단은 국민들에게 맡기는 입장을 취하고있다.지금까지 20개의 조사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19개의 보고서를 발간했다.90년 버지니아주의 찰스 루이스 집에서 몇몇이 모여 2천달러로 활동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연 예산이 70만달러나 되는 단체로 성장했다.
이 단체의 정식 구성원들은 거의 다 언론계 출신이라는 점이 이채롭다.창립자인 루이스 본인이 ABC와 CBS-TV에서 11년간 일했고 95년 그만 두기 직전에는 CBS의 유명한 시사 분석 프로그램인.60분'의 제작을 책임지고 있었다 .조사 업무를 총괄하는 빌 호간은 르가르디 잡지 선임 편집인과 정치주간지내셔널 저널의 편집장을 지낸 베테랑 언론인이다.
이들이 조사 활동을 공직자들의 윤리와 돈에 얽힌 배후를 밝히는 데 집중하는 것은 미국 정치인들이 갈수록.돈에 얽매인 용병(傭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따라서 공직자들의 과거 행태와 금력(金力)과의 연계를 밝혀내 는 이들의 조사활동은 검경의 수사활동에 가깝다.
이들은 언론인 출신답게.정보는 힘'이고.정보는 공개돼야 한다'는 원칙에 투철하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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